국내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경쟁그룹 계열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시작해
주목을 끌고있다.

현대정공과 삼성물산 대우헝가리은행 등 3개사는 지난달말 "두나페르 프로
젝트"를 성사시켰다.

헝가리 최대의 국영제철소인 두나페르사에 2천만달러 상당의 제철설비를 공
급하는 이 프로젝트는 "삼성의 기획력, 현대의 제작능력, 대우의 파이낸싱
능력이 결합돼 "시너지효과"를 낸 합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현대 삼성 대우 등 3사가 이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효율을 위해서라면 협
력의 대상이 따로없다"는 공동인식아래 각각 특기를 갖고 있는 분야별로 역
할을 분담했기 때문이다.

한국정부가 헝가리에 제공하는 EDCF(대외협력기금)자금으로 수행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삼성은 특유의 정보력과 사업기획력을 살려 프로젝트 아이템을
선정하고 한국정부의 자금지원을 확정하며 설비제작사를 선정하는 역할을 맡
았다.

또 현대정공은 설비제작을 맡았는데 삼성물산은 당초 설비제작업체로 삼성
중공업을 검토했었으나 설비종류와 규모 등을 감안해 현대정공이 최적격 업
체라고 판단,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 대우그룹은 발주처인 두나페르사를 대신해 제
반 금융관련업무를 대행키로 했다.

이와관련 삼성관계자는 "대우는 해외 파이낸싱 업무에 밝을 뿐 아니라 현지
에 대우헝가리은행을 두고 있어 더할나위 없이 적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외에 브라운관 업체인 삼성전관과 오리온전기도 일본 도시바사와
합작으로 인도네시아에 컬러TV의 핵심부품인 섀도 마스크 공장을 건립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현재 지분배분 문제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
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