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M&A (기업매수합병) 파문에 휩싸였던 기아자동차가 자사주 매입은
물론 임직원의 월급까지 동원한 끝에 35%의 지분을 확보, M&A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기아자동차 임직원들로 구성된 경영발전위원회(위원장 이기호)는 19일
기아자동차주식을 처음으로 5% 취득했다고 증감원에 신고했다.

경영발전위원회측은 올해초만하더라도 지분이 3.22%였으나 시장에서
134만여주를 매입해 지분을 5%(378만7756주)로 늘렸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는 이에앞서 경영권 안정을 목적으로 자사주펀드에 가입,
올들어 불입금액을 3차례나 늘려 이날 현재 총가입금액이 580억원(약 1%
취득분)에 달하고 있다.

이로써 기아자동차는 우리사주조합 8.2% 포드 마쓰다 이토쭈 등 해외합작
파트너 18.9%, 창업자 김상문씨 2.2%지분 등을 포함 모두 35%의 안정지분을
확보했으며 협력사지분등을 포함하면 50%가 넘는다고 회사측은 말했다.

기아자동차가 안정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뚜렷한 대주주가 없어 M&A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난 93년 10월 기아자동차 주식을 매집, 파문을 일으켰던 삼성그룹은
생명 화재보험명의로 이날 현재 6.1%의 주식을 갖고있으며 현대그룹은
증권 화재명의로 2%를 보유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아자동차 임직원들로 구성된 경영발전위원회는 매월 봉급에서 6%
(약 180억원)를 거둬 증시를 통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12월 결산인 기아자동차는 올해 상반기에 3조29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경기부진으로 103억원의 적자를 냈다.

기아차는 지난 1월과 7월에 각각 4400만달러의 신주인수권부사채와
8000만달러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으나 신주인수권행사가격과 전환가격이
각각 1만7825원과 1만9500원여서 권리를 행사하더라도 지분에 미치는
영향은 2%선이내에 그칠 전망이다.

<박주병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