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지던 변비가
바쁜 생활에 쫓겨 식사 및 배변시기가 불규칙한 남성직장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또 학업스트레스가 많고 운동량이 부족한 중.고생가운데에서도 변비환자가
늘고 있다.

이동근 외과의원(송파구 석촌동)의 이원장은 "아침 일찍 집을 떠나 회사로
향하는 직장인의 경우 충분한 식사를 못하고 회사에 도착한 후에도 일과에
쫓겨 배변시기를 놓쳐 만성적인 변비에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변비는 딱딱한 변을 상습적으로 보는 경우다.

2~3일에 한번 배변하더라도 변이 굳지 않고 기분좋게 변이 나온다면
변비는 아니다.

변비가 있으면 항상 배가 거북하고 어깨가 뻐근하며 기분이 상쾌하지
않다.

피부는 거칠고 건조해지며 여드름과 기미가 심해지게 된다.

변비는 생활습관조절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종류에 따라 예방요법은 조금씩 다르다.

<>이완성변비 =대장운동이 약해져 변을 항문쪽으로 밀지 못하고 장속에
담고 있는 상태다.

노화 갑상선호르몬부족 부교감신경억제제복용 등으로 생긴다.

허약체질로 인해 위나 대장이 정상위치보다 아래로 처질때도 발생한다.

손으로 좌측 복부에 변이 만져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경우는 아침에 일어나 시원한 물을 한두컵 정도 마시고 운동하면 좋다.

찬우유 생야채 생과일 감자 토란국 미역국이 좋다.

오른쪽 아랫배에서 왼쪽 아랫배로 시계방향으로 10분씩 하루에 2번 정도
손으로 문질러줘도 효과적이다.

센나나 알로에 성분을 함유한 변비약을 쓰면 처음에는 잘 듣다가 점차
효과가 떨어진다.

염류하제(삼투압차를 이용해 대장내 수분을 증가시킴)나 팽창성하제
(식이섬유소가 장내에서 팽창해 배변촉진)가 무난하다.

<>경련성변비 =대장이 흥분돼 경련이 일어나고 변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다.

변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고 배에 가스가 차고 배와 머리가 아프기도
하지만 힘을 줘도 배변되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바쁜 일과로 변을 참는 습관이 배인 젊은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관장을 하고 약을 먹어도 효과가 거의 없다.

감자 고구마 야채 등은 삶은 것을 먹는게 좋다.

인스턴트식품 기포성청량음료 술 차가운 음식과 음료는 피해야 한다.

부드럽고 자극이 없는 음식이 좋다.

냉.온탕을 번갈아 7번정도 실시하고 밝은 마음을 갖도록 한다.


<>직장형변비 =직장까지 내려온 변이 직장에 걸려 더이상 배출되지 않는
것이다.

괄약근과 이를 지배하는 신경구조에 이상이 생긴 것이 주원인으로 정밀한
진단과 전문치료가 필요하다.

이동근원장은 "대장내시경과 배변조영술 항문직장근육검사 항문내압측정
등을 통해 배변과 관련한 어떤 부위의 기능이상으로 변비가 일어나는지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인의 경우 항문근육에 이상이 있는 배변장애환자가 전체
변비환자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항문에 기구를 넣고 항문근육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컴퓨터로 가시화하고 이를 분석해 항문근육을 훈련시키는
바이오피드백요법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원장은 "변비약을 남용하면 장이 만성적인 자극을 받아 무력해지고
결국 변비가 악화된다"며 "관장이나 대장세척도 자주 하면 장내세균총을
파괴하므로 1년에 1~2회가량만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