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궁철 기아 도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선진국 자동차메이커의 자동변속기
보다 부품수를 25%줄여 제조원가를 절감할 수있는 자동변속기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연구소는 지난90년 자동변속기의 이론과 실험연구를 시작했으며 93년
부터 본격 개발에 착수, 가격 성능 신뢰성면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변속기
개발에 성공했다.

기아가 이번에 개발한 자동변속기는 배기량 2.0리터와 3.0리터급 승용차에
적합한 4단자동변속기로 선진국 제품에 비해 소형 경량화됐다.

이 변속기는 앞바퀴굴림형과 뒷바퀴굴림형의 스타일이 서로 다른 자동
변속기를 생산할 때 생산설비를 공유할 수있도록 설계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70%이상의 부품공용화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또 자동변속기의 심장부인 유압제어와 전자제어장치의 기능을 강화해
변속때 생기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기존의 주물 또는 기계가공부품 대신 정밀프레스 부품을 많이 사용해
경량화를 이루면서 성능도 향상시켰다.

기아가 개발한 변속기는 길이가 400mm로 도요타의 동급 변속기(378.2mm)
보다 약간 길고 크라이슬러(405mm)에 비해 짧다.

무게역시 79kg으로 도요타의 77kg보다 2kg 무거운 대신 크라이슬러의
85kg에 비해 6kg이나 가볍다.

이 변속기는 기어장치를 추가할 경우 5단변속기로 확장할 수 있으며 관련
기술을 무단변속기개발에 활용할 수있어 높은 기술적 평가를 받았다.

또 26건의 특허와 15건의 실용신안을 출원했거나 출원중이어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기아는 부품설계는 물론 시작샘플제작도 국내기술진과 국내부품전문회사가
참여토록해 기술자립도를 높였다.

기아가 개발한 자동변속기는 99%이상 국산화가 가능해 연간 2억2,000만달러
(2000년기준)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차량탑재상태로 8만3,000대, 부품형태로 5,000만달러어치의 수출
(2005년)도 예측되고 있다.

자동변속기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여서 성장성 또한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 승용차의 자동변속기 장착률은 40%선에 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90%, 일본은 85% 수준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자동변속기의 수요는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 김수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