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도시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씨는 초중고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컴퓨터 일반에 관한 교육프로그램을 주로 강의하는 학원을 설립키로 하고
사업계획에 착수했다.

건물임대계약과 학원강사채용을 끝내고 집기 책걸상 인테리어등은
장기렌털을 이용해 별 어려움 없이 장만했지만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인터넷등 최근의 컴퓨터교육붐과 신도시라는 이점으로 사업성에
대해서는 낙관하고 있었지만 컴퓨터가 갖는 제품특성상 6개월만
지나면 가격이 거의 절반으로 떨어지는 현실에서 무턱대고 한번에
많은 컴퓨터를 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김씨는 결국 학원설립인가를 받는데 꼭 필요한 만큼만 PC를 구입하고
필요하면 추가로 장만한다는 계획아래 일단 개강했다.

때마침 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고 수강신청이 몰려들면서 김씨는 추가로
대량의 PC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김씨에게는 그만한 자금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방학기간이
끝나더라도 학생수가 계속 유지될지 역시 불투명했다.

김씨는 이때 필요한 PC를 전량 2개월동안만 렌털회사에서 빌리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수강과정에 따라서는 반드시 최고급 PC일 필요는 없어서 1년정도
지난 중급기종들을 중심으로 PC를 빌렸다.

덕분에 김씨는 렌털료도 줄일 수 있었고 방학이 끝나 수강생이 줄어들자
일부는 반납하고 일부만 계약기간을 연장해 사용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개업시 집기류 인테리어등 고정자산은 장기렌털을 이용해
저렴하게 마련하고 PC와 같이 시장수요가 급변하고 이용기간이 짧은
장비는 단기렌털하는 것이 렌털제도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기업이 창업초기 겪는 어려움은 많겠지만 렌털제도와 같은 창업지원제도를
잘만 이용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기렌털을 이용할 경우 공작기계 산업기계 의료기계 공해방지시설
유통물류설비 등 다양한 장비를 빌릴 수 있으며 렌털시 렌털회사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할 수도 있어 물건의 선정이나 가격의 결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장기렌털제도가 중소기업의 창업촉진과 설비증설에 기여해 왔다면
단기렌털제도는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OA기기 전자계측기
광정보통신기기등 첨단고가장비를 사용할 길을 열어주어 기술개발을
촉진시켜 왔다고 볼 수 있다.

지난 86년 렌털영업을 시작한 한국렌털의 경우 지원실적의 90%가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데서 알 수 있듯 렌털산업은 중소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왔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연구소 공공기관등에서도 렌털이용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계는 소유하기보다 특정필요에 맞게 사용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경영합리화를 추구하는 모든 기업들이 최우선순위를
렌털등을 통한 고정비용절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제공=한국렌탈)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