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50년대), "엔지니어링"(60년대), "무역회사"(70년대), "증권.
보험"(80년대), "정보.통신"(90년대)

각 연대별로 가장 인기를 모은 직종들이다.

시대 변천에 따라 직업의 선호도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대목.

예컨대 50년대 당시에는 은행에 입사만 하면 최고의 엘리트로 대접받곤
했다.

경제개발계획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60년대에는 엔지니어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공대로 우수한 인재들이 몰렸고 수출붐이 대대적으로
일었던 70년대에는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것이 최고의 자랑으로 여겨졌다.

그러다가 80년대 중반으로 넘어오면서 해외경기가 급속히 쇠퇴하고 이른바
3저현상(금리 유가 환율)으로 증권시장의 경기가 크게 호전되면서 증권회사
는 잘만하면 억대의 수익을 보장하는 "노다지공간"으로 떠올랐다.

이에따라 대졸 엘리트들이 한꺼번에 증권사로 몰리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증권시장이 바닥을 기면서 증권회사의 입사선호도는
끝없이 추락하기에 이르렀고 정보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것을 반영, 지식
정보산업 분야가 서서히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오는 2000년대에는 어떤 직업들이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를까.

국내외 대부분의 연구소들은 정보.통신업종이 21세기에도 가장 전망있는
직종으로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초 노동부가 펴낸 "96년판 한국직업사전"에서도 최근 5년간 새로 생긴
직업군 가운데 정보관련 직종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디자이너" "정보 검색가" "정보처리 기술자"등은 우리사회에서도
더이상 낯선 직업이 아니다.

일본의 미쓰비시종합연구소(MRI)가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정보.통신
네트워크 분야가 전체산업의 연평균성장률인 2%대를 훨씬 넘는 4.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가장 유망한 산업분야로 꼽혔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이와함께 각 산업계의 서비스분야가 높은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인 분야가 의료서비스 등 건강.레저관련 산업.

국내 한 연구소가 내놓은 "인구구성비" 자료에 따르면 우리 사회도 오는
2005년에 65세이상 노령인구가 전체인구의 6.5%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
된다.

따라서 건강을 중심으로 한 실버산업이나 여가활동 여행 오락 스포츠
게임등 시간 소비형 산업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보험과 뱅킹업무를 일괄 처리해주는 종합금융서비스업, 기업의
해외 진출에 따른 업무지원등 인력파견 서비스업, 벤처 캐피털등 신규사업
지원 서비스업, 건물관리나 기업정보 서비스업, 애프터서비스나 가사대행
서비스업, 종합수리 서비스업, 가족 이벤트 대행업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관련 산업도 21세기 유망분야중의 하나로 꼽힌다.

일본의 노무라종합연구소(NRI)는 환경친화형 제품(프레온 대체물질,
생분해성 플라스틱, 클린에너지 자동차)의 개발, 폐기물 처리, 환경보전,
폐기물 리사이클링등 환경관련 산업은 오는 2010년까지 연평균 6%이상의
고성장을 누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환경문제가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중의 하나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의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는 근거에 따른
분석이다.

이에따라 각 기업의 환경관련 분야가 젊은이들이 진출을 희망하는 1순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래세대는 일을 선택하는 기준에서 높은 보수나 성취욕구보다는 취미나
적성을 우선시한다.

21세기에는 이처럼 개개인의 적성을 살리고 여가시간을 창출하는 놀이성격
이 강한 직업이 매력을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화 음악 비디오 케이블TV등 대중문화를 쉽게 흡수하는 이른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산업이 각광을 받게 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의 변화에 힘입어 유통및 물류산업도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통신판매업, 디스카운트 숍, DIY업, 초고속 화물선및 항만시설업
등 물류코스트를 줄일 수 있는 업종들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