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열 < 울산대 교수 / 경영학 >

미쓰비시중공업은 세계적인 중공업회사로서 그간 일본의 조선산업 경영여건
악화 과정에서도 뛰어난 경영방식과 생산성 향상으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해 왔으며 조선산업부문에서 일반 중공업부문으로의 사업구조 조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따라서 미쓰비시중공업의 사례분석은 현대중공업, 나아가 한국의 조선기업
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데 있어 시사점을 줄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먼저 양사의 규모를 비교해 보면 95년 현재 미쓰비시중공업은 회사전체
매출액이 3백20억달러로서 현대중공업의 51억달러에 비해 약 6배 규모가
된다.

그러나 조선부문의 규모는 오히려 현대가 앞서고 있는데 95년의 선박
건조실적을 보면 현대가 2백24만GT, 미쓰비시가 1백10만GT로서 각각 세계
1위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양사의 주된 차이점을 보면 미쓰비시가 현대에 비해 보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생산하고 있고 생산성 및 기술력에서 앞서 있으며 내수판매의 기반이
확고하고 사업 다각화가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첫째 미쓰비시는 현대에 비해 호화여객선이나 가스운반선 잠수정 등의
고부가가치 선박을 보다 많이 건조하고 있다.

선박 1t당 가격을 비교해 보면 미쓰비시가 1천9백98달러, 현대가 1천
29달러로서 미쓰비시가 약2배가까이 됨을 알수 있다.

고부가가치의 선박을 건조한다는 사실은 인건비 상승등 경영여건 악화에
대비해 수익성을 향상시킬수 있다는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둘째 생산성 및 기술력의 차이다.

95년 1인당 선박건조량은 미쓰비시가 2백56GT, 현대가 2백19GT이며 선박
1척당 투입공수는 양사의 주요 선종인 초대형유조선(VLCC)의 경우 현대가
1백만MH(Man-Hour), 미쓰비시가 65만MH로 나타나 있다.

이러한 생산성 격차는 양사의 생산시스템및 기술력의 격차에서 오는 것으로
생각된다.

미쓰비시는 1백년 이상의 선박 건조경험과 연구개발을 통하여 가장 경쟁력
있는 생산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예로 설계에서 생산단계까지 정보를 컴퓨터로 일관되게 처리하는 조선
전용 CAD/CAM 시스템인 MATES를 자체 개발한 것을 비롯하여 설계전산화
생산자동화등의 부문에서도 우수한 기술을 축적했다.

생산성과 기술력의 근저가 되는 양사의 최근 3년간 연구개발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미쓰비시가 13억9백만달러(매출액 대비 1.7%), 현대가 1억6천
6백만달러(매출액 대비 1.5%)이며 연구인력은 미쓰비시가 약 4천명(총인원
대비 7.5%), 현대는 3백2명(총인원 대비 1.1%)에 불과하다.

셋째 미쓰비시는 조선부문 매출액중 내수가 53%로 되어 있어 확고한 내수
기반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현대는 89%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넷째 미쓰비시는 현대에 비해 보다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쓰비시는 그간 주력사업을 조선에서 원동기(발전설비)사업으로, 다시
최근에는 우주항공 원자력사업으로 전환하여 조선전업률을 7%정도로
낮추었다(현대의 조선전업률은 45%).

사업의 다각화는 특정 사업부문의 시장상황변화에 따른 위험분산 효과뿐만
아니라 사업부문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킬수 있다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