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휴대폰의 "가격파괴"가 본격화될 오는 9월이 제품구입의 적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을 선봉장으로한 국내업체들과 모토로라로 대표되는 외국업체들이
디지털휴대폰시장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이기 위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모토로라 일오키사등 외국업체들은 오는 9월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디지털 휴대폰 판매에 나설 계획.

자연히 가격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지금까지 디지털휴대폰 시장에서는 삼성 LG 현대등 3개사 제품이 2강1약의
구도속에서 각축전을 벌여 왔다.

본격적으로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 이동전화서비스가 시작된 지난
4월이후 국내시장은 삼성 LG 현대가 각각 50,40,10%씩 분할점유하고 있다.

이들 3사는 그동안 디지털휴대폰의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고 있다고 보고
고가정책을 펼침에 따라 휴대폰가격은 1백만원대에 육박했었다.

이 가격은 50만원이하로 판매되고 있는 아날로그휴대폰의 2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디지털가입자의 증가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이들 3개사는 8월께 모두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을 세우고 기존
모델들의 가격을 최근 일제히 인하하기 시작했다.

디지털휴대폰의 보급확대를 위한 길이 열린 셈이다.

3개사는 대부분 기존 모델의 가격을 10~20만원가량 인하했다.

한국이통등을 통해 공급되고 있는 제품의 경우 삼성전자의 디지털애니콜
(SCH-100)이 85만원대, LG정보통신의 QCP-800과 프리웨이(LDP-200)가 각각
72만원과 7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또 현대전자의 디지털시티맨(HHP-9300)은 63만원대로, 코오롱이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소니사의 D-500은 72만원대로 가격이 내렸다.

국내업체들은 가격인하와 함께 본격적인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외국업체
와의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연말까지 생산할 디지털휴대폰은 총 100만대가량.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삼성이 40만대, LG가 40만대, 현대가
20만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날로그휴대폰 시장의 강자에서 디지털휴대폰시장의 도전자로 입장이
바뀐 모토로라는 한가지 모델의 디지털휴대폰을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아직 디지털휴대폰의 가격과 정확한 공급물량을 결정하진
않았으나 가격은 국내제품과 비슷하고 공급물량은 5~10만대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전문가들은 국내외업체의 디지털휴대폰 공급물량을 합하면 연말까지
디지털이동전화 서비스에 가입할 것으로 보이는 90~100만의 수요를 넘어서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공급이 수요를 넘어섬에따라 자연스럽게 디지털이동전화의 가격인하요인
이 발생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또 모토로라가 아날로그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에게 내준 선두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어 삼성 대 모토로라, 국내업체 대 외국업체간
의 경쟁이 9월부터 본격 점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신제품개발과 외국업체의 시장참여로 인해 9월
부터 디지털휴대폰의 가격인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고 30만원
이상의 가격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도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