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미일반도체협상 각료급회담이 31일 주요쟁점에
대한 상호이견을 좁혀 사실상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샬린 바셰프스키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대행과 쓰카하라 슈 페이 일
통산상은 협상마감시한인 이날 자정(한국시각 오후1시)을 넘기면서까지
마라톤회담을 진행한 끝에 외국계반도체업체의 시장점유율조사 등 시장감시
제도를 민간차원으로 대폭 이관키로 하는 등 주요쟁점에 대한 기본합의에
이르렀다.

일측은 현존하는 시장감시제도가 관리무역의 전형이라고 지적하며 폐지를
주장해온 반면, 미측은 일본반도체시장에서 외국반도체업체들이 불공정
대우를 받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정장치라며 팽팽히 맞서왔다.

양국각료의 이번 합의에 따라 앞으로 일본시장내 외국반도체업계의 시장
점유율 조사는 미국반도체업계가 독자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이과정에서 양국 정부기관의 참여는 배제된다.

대신 조사방법과 조사자료를 보관하는데는 앞으로도 정부가 계속 개입한다
는 선에서 양측은 타협점을 찾았다.

양국각료들은 또 반도체분야에 대한 주요국 정부간회담을 개최, 시장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다국간협상을 추진한다는데 합의했다.

이와함께 미일양국의 반도체업계가 앞장서 세계반도체회의를 창설, 신기술
표준화 등 산업발전을 위해 공동노력키로 했다.

이날 바셰프스키 대표와 슈 폐이 통산상간에 합의된 내용은 실무급회담으로
넘어가 합의형식과 절차상의 이견조율이 마무리되는대로 최종 발표될 예정
이다.

이와관련, 제이 지글러 미 USTR대표는 "각료들이 합의한 내용을 민간업계에
설득하는 작업과, 합의문을 각서로 발표하느냐 아니면 좀더 구속력이 약한
공동성명형식을 채택하느냐 등 사소한 부분에 대해서만 절충이 이뤄지면
모든 것이 종결된다"고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