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장세가 침체국면에 들어간지 3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래도 그동안 개별 종목들이 활발하게 움직여 입장에 따라서는 그런대로
공간확보가 가능한 장세이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무엇보다 금리가 안정을 보인 것이 테마투자나 자산주 등
종목투자가 가능할수 있었던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이제 월말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금리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종목장세의 흐름은 유지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물론 경제동향으로 보아 12%대 중반까지는 감당할만 하다고 할수 있겠지만
현재의 통화증가율이 목표치를 넘어서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통화흐름이 다시 완화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 장세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할때가 된 것 같다.

주가란 항상 경기나 물가 금리 등 근본적인 문제에만 얽매여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말 근본적인 문제가 생기면 주가가 이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까지 경기후퇴만 빼고 그런대로 안정을 보이던 물가나 금리가
주가지수 800선 근처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쯤되면 800선에서 기술적 지지선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할수 있다.

문제는 이제 정부가 향후의 경기대책을 어떻게 수립해 나가고 또 외부
환경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

그런데 여기서 대규모 수해피해까지 겹치고 있어 우선 물가관리를 제일의
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중 자금압박은 좀더 지속될 소지가 높다고 보아야 하며
정부지원도 우선 복구사업 등에 집중하여야 하기 때문에 각종 정부사업
추진도 당분간 소강상태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해외여건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일본의 엔화는 추가 하락은 멈추고 있지만
그렇다고 강세전환도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증시 폭락으로 인해 우리 시장으로의 해외 자금유입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지만 국내 투자여건의 악화로 인해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800선 유지는 아주 어려운 과제가 될수 밖에 없다.

특히 그동안 경기부진 속에서도 주가를 받쳐온 투자심리도 주초반에 빠른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크게 흔들릴수 있기 때문에 이번 주초 장세 반전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일 여기서 신속한 정책대응이나 매수세유입이 없다면 이번 장세는
한국경제의 총체적 우려를 반영하는 기본적인 조정장세로의 진입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 한도 확대나 증시제도 개편, 신규기관 참여 등의
변수는 특별한 의미를 갖기 어려워진다.

오히려 걱정되는 것이 만기를 연장해 놓은 신용거래 문제이다.

지금 여기서 만일 금리상승으로 개별 종목장세가 꺾이면 대형우량주는
더 이상 하락 폭이 크지 않을수 있다.

그러나 이럴때 바닥 저점 구축을 시도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에 오르지도
못한다.

따라서 종목장세가 끊어지면 순환흐름도 기대하기 어렵다.

전체장세의 지지선을 예상해 보면서 현금보유비중을 높여 다시 재진입할
기회를 관찰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수 있다.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