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주부의 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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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이부"의 가법을 지켜야 했던 조선조 여인들은 정절을 생명처럼
여겼다.
"하늘" 같은 남편이 죽으면 자결하여 남편의 뒤를 따르는 경우도
많았다.
영조의 둘쨋달인 화순옹주가 남편이 죽자 17일을 굶어 죽은 일은
유명한 이야기다.
여자가 음행을 했을때는 사형을 가해 추방하거나 죽음으로 속죄케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양반가문의 여자로서 품행이 나쁘거나 재가를 해 양반의 체면을
손상시킨 여인은 사헌부의 "자녀안"이란 문서에 그 행적을 기록해 두어
후세를 경계하는 본보기로 삼았다.
"문종실록"에는 당시 "자녀안"에 기록돼 있던 "설씨"라는 탕녀의
이야기가 나온다.
판사 설존의 딸인 설씨는 판부사 이징의 아들인 이효경에게 시집을
갔는데 미모가 뛰어났던 모양이다.
그러나 설씨는 남편인 이효경이 병약했던 때문이었는지 항상 외간
남자들을 상대해 음욕을 풀었다.
날이 저물면 화장을 짙게하고 길거리에 나가 남정네들을 유혹했다.
여름철이면 냇가에서 목욕을 하면서 남자들을 홀렸다.
당시 탕아로 유명했던 첨지충추원사 김한이 설씨와 간통했다.
미소년이었던 집안의 불로라는 종과의 관계로 아이를 갖게되자 남편의
아들인것처럼 꾸며대기도 했다.
남편의 동서인 순평군 이군생과도 집안에서 정사를 벌였다.
설씨의 음란한 행실이 사헌부에까지 알려져 조사에 착수했으나 설씨의
아들 이번이 승지 김문기의 사위였던 연줄로 명문의 망신을 겨우 면했다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양갓집 연인들이 꽃다운 젊은 시절을 법도에 억눌려지내면서
일생동안 문안을 벗어나지 못했던 시대에도 섹스를 쾌락의 대상으로
삼았던 설씨 같은 탕녀가 있었다.
서울에서는 최근 일부 중산층 주부들이 대낮에 윤락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결혼생활의 무료함을 견디지 못해서"혹은 "자녀의 과외비를 벌기
위해서"였다는 행위의 동기는 더 충격적이다.
이들이 어쩌다 매춘을 쾌락의 대상이나 매력적인 돈벌이로 생각하게
됐는지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현대의 성 혁명과 여성운동, 그리고 정보혁명은 남녀의 개방적 성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와 "섹스과잉상태"를 초래하고 있다.
주부들의 탈선은 그 변화가 너무 급격해 쉽게 적응할 수 없는데서 성적
아노미현상이라고나 해석해야 옳을지 모르겠다.
매춘은 법적으로는 희생자가 없는 범죄다.
그러나 그것은 사회의 정상적인 궤도에서 벗어난, 병든사회의 증상을
보여주는 범죄임에는 틀림없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1일자).
여겼다.
"하늘" 같은 남편이 죽으면 자결하여 남편의 뒤를 따르는 경우도
많았다.
영조의 둘쨋달인 화순옹주가 남편이 죽자 17일을 굶어 죽은 일은
유명한 이야기다.
여자가 음행을 했을때는 사형을 가해 추방하거나 죽음으로 속죄케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양반가문의 여자로서 품행이 나쁘거나 재가를 해 양반의 체면을
손상시킨 여인은 사헌부의 "자녀안"이란 문서에 그 행적을 기록해 두어
후세를 경계하는 본보기로 삼았다.
"문종실록"에는 당시 "자녀안"에 기록돼 있던 "설씨"라는 탕녀의
이야기가 나온다.
판사 설존의 딸인 설씨는 판부사 이징의 아들인 이효경에게 시집을
갔는데 미모가 뛰어났던 모양이다.
그러나 설씨는 남편인 이효경이 병약했던 때문이었는지 항상 외간
남자들을 상대해 음욕을 풀었다.
날이 저물면 화장을 짙게하고 길거리에 나가 남정네들을 유혹했다.
여름철이면 냇가에서 목욕을 하면서 남자들을 홀렸다.
당시 탕아로 유명했던 첨지충추원사 김한이 설씨와 간통했다.
미소년이었던 집안의 불로라는 종과의 관계로 아이를 갖게되자 남편의
아들인것처럼 꾸며대기도 했다.
남편의 동서인 순평군 이군생과도 집안에서 정사를 벌였다.
설씨의 음란한 행실이 사헌부에까지 알려져 조사에 착수했으나 설씨의
아들 이번이 승지 김문기의 사위였던 연줄로 명문의 망신을 겨우 면했다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양갓집 연인들이 꽃다운 젊은 시절을 법도에 억눌려지내면서
일생동안 문안을 벗어나지 못했던 시대에도 섹스를 쾌락의 대상으로
삼았던 설씨 같은 탕녀가 있었다.
서울에서는 최근 일부 중산층 주부들이 대낮에 윤락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결혼생활의 무료함을 견디지 못해서"혹은 "자녀의 과외비를 벌기
위해서"였다는 행위의 동기는 더 충격적이다.
이들이 어쩌다 매춘을 쾌락의 대상이나 매력적인 돈벌이로 생각하게
됐는지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현대의 성 혁명과 여성운동, 그리고 정보혁명은 남녀의 개방적 성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와 "섹스과잉상태"를 초래하고 있다.
주부들의 탈선은 그 변화가 너무 급격해 쉽게 적응할 수 없는데서 성적
아노미현상이라고나 해석해야 옳을지 모르겠다.
매춘은 법적으로는 희생자가 없는 범죄다.
그러나 그것은 사회의 정상적인 궤도에서 벗어난, 병든사회의 증상을
보여주는 범죄임에는 틀림없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