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6일 수석비서관들의 관장업무를 일부 조정했다.

사회복지수석실에 있었던 환경비서관과 문화.체육비서관이 정책기획
수석실로 가고, 정책기획수석실에 있었던 정책3비서관(사회개발담당)이
사회복지수석실로 자리를 옮겼다.

또 8월중 발족될 해양부는 농수산수석실에서 담당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박세일사회복지수석은 교육, 노동, 보건복지, 사회개발 등을
담당하고 이각범 정책기획수석은 정책총괄성격의 정책1, 세추위담당인
정책2, 정보화담당인 정책4와 환경 및 문화체육을 담당한다.

최양부 농수산수석은 농림부와 해양부를 관장한다.

윤여준 청와대대변인은 "사회복지수석이 노동, 교육, 환경, 문체 등을
담당하여 업무가 너무 과중하기 때문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하고 "18일부터 정식으로 업무가 이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대변인의 공식적인 배경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직제조정은
이각범 정책기획수석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김대통령의 배려라는게
청와대주변의 시각이다.

이수석의 정책기획수석실은 그동안 "정보화"와 "21세기도시구상"을
양대 개혁과제로 삼고 작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얼마전 "21세기도시구상"이 백지화됨에 따라 사실상 "정보화"이외에
뚜렷한 업무가 없는 편이었다.

따라서 정책기획수석실에서 환경부와 문체부를 관장토록 한 것은
"21세기도시구상 백지화"로 약화된 이수석의 입장을 배려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또 이는 앞으로 새로운 개혁작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이미 벌여놓은
개혁작업을 마무리하는데 더 힘을 기울이겠다는 김대통령의 국정운영방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이 얼마전 "국정은 이상만 갖고 되는게 아니다"며 "이상과
현실이 조화된 정책을 입안하라"는 지시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가장 역점을 둬야할 국정과제로 물가, 안전, 환경을 꼽고 있는데서
나타나듯이 앞으로 대형개혁과제를 추진하기 보다는 안정쪽에 비중을
두겠다는게 김대통령의 의중으로 보인다.

사회복지수석실로 넘어온 정책3비서관은 사회개발비서관으로 명칭이
바뀌어 교육, 노동, 보건복지 등 사회개발에 관한 정책개발업무를 주로
담당한다.

사회복지수석실의 다른 비서관들이 해당부처의 일상적인 업무를
주로 맡는데 비해 사회개발비서관은 해당부처없이 "삶의 질"과 관련한
정책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새로 발족될 해양부는 한때 기존의 항만청업무를 예로들어 경제수석실에서
담당을 주장했으나 수산업계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농수산수석실에서
담당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