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무덥고 습기많은 장마철이면 집안 구석구석에 곰팡이들이
살림을 차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곰팡이가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몸을 자주 씻는 사람,청소를 깨끗이 하는 사람,그리고 유공 바이오텍
사업부의 "젊은 사람들"이다.

국내 최초로 곰팡이 제거제 "팡이제로"를 개발 판매하는 이들이다.

유공 바이오텍 사업부는 유공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행한 "사내
기업가제도"의 산물이다.

사내 기업가제도란 미국 "3M"사에서 시도해 유명해진 것으로 회사내에
또하나의 회사를 차린다는 개념.

괜찮은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직원을 팀장으로 삼아 그에게 기획 인사
영업 홍보등 재정 이외의 모든 권한을 부여한다.

3년전 곰팡이 제거기술을 상용화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바이오텍
사업부의 팀장이 된 노승권씨(36)는 원래 생물공학을 전공한 연구원출신.

석유저장탱크의 부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개발한 이 기술이
"혹시 일상생활에도 유용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 것이 "팡이제로"
장사에 나서게 된 계기다.

그와 같이 연구에 참여했던 7명의 젊은 연구원을 주축으로 시작한
팀이 회사 안팎에서 인원을 끌어모아 이제는 26명의 대가족이 됐다.

모두 강한 근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20대후반에서 30대의 젊은이들로
연구 기획에서 영업에 이르기까지 1인3역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밖에 모르던 저희들이 장사를 하려니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럴 때도 "한수 배웠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다
보니 이젠 장사에도 이력이 쌓였습니다"(노승권 팀장)

93년 41억원에 불과하던 매출도 꾸준히 증가해 올해엔 140억원을 바라볼
정도가 됐다.

"바이오텍 사업부의 좋은 점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채택되는 자유로운
분위기입니다.

비교적 조용한 편인 유공의 회사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편이지요"(유재오
영업팀장.31)

노타이나 컬러와이셔츠 등 복장에서부터 자유로움이 배어있다.

지난 93년 처음 사내 기업가제도를 시작할 때 바이오텍 사업부에 주어진
원래 기한은 3년.

앞으로 바이오텍 사업부를 어떻게 운영해갈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어쩌면 유공에서 떨어져 나와 바이오텍 주식회사를 차릴지도 모른다.

지난해 순익 4억원이라는 성과가 보여주듯 이들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합리주의와 도전정신으로 대기업의 보수주의를 타파해 나가고자하는
바이오텍 사업부의 젊은이들을 눈여겨 보자.

<김주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