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마니아에서 TV마니아로-.

TV에 PC 기능을 연결시켜주는 장비가 개발됨에 따라 청소년과 대학생들
사이에 "TV 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컴퓨터에 푹 빠져 있던 젊은 층이 TV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

그렇다고 이들이 TV방송의 드라마나 코미디, 쇼 프로그램을 즐기기 위해
TV 화면 앞에 앉는다는 얘기가 아니다.

PC 프로그램을 즐기되 PC모니터의 작고 칙칙한 화면에서 해방되기 위해
그 돌파구로 TV 화면을 찾고 있는 것.

최근 국내 업체(진성기업)에서 개발한 "TV 와이더"가 그 연결고리 역할을
해줌에 따라 이런 "변화"가 가능해졌다.

TV 와이더란 PC의 비디오 카드(VGA) 커넥터와 TV의 영상단자를 연결,
PC 화면을 대형 TV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PC의 디지털 신호를 TV가
인식하는 비디오 신호로 변환해주는 TV 인코더다.

TV 인코더의 등장은 TV를 PC에 연결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멀티미디어로 대변되는 가전제품과 컴퓨터의 융합을 불러오고 있다.

요즘 일부 광고기획사에서도 액정 비전이나 멀티미디어 프로젝터 같은
고가의 전용장비를 이용해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TV 인코더를 채용함으로써 간편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시행하고 있다.

TV가 프리젠테이션 장비로도 등장하게 된 것이다.

17인치 대형 PC 모니터가 60만원대, 20인치가 100만원대임을 감안하면
비싼 모니터를 별도 구입하지 않고 TV를 이용함으로써 비용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게 큰 이점이다.

이밖에도 TV 인코더를 이용하면 <>비디오 CD <>게임 타이틀 <>교육용
타이틀 등을 PC에서 작동시켜 TV를 즐길 수 있다.

또 PC 화면을 편집해 VTR로 녹화, 그래픽 애니메이션 디스플레이도
구현할 수 있다.

TV 와이더는 모니터를 연결하지 않고 TV에만 연결, 단독 사용이
가능하고 TV와 모니터에 동시 출력도 가능하도록 제작됐다.

이처럼 TV와 PC를 연결시킬 수 있는 TV 인코더의 등장은 결국 TV 기능과
PC 기능을 융합, 멀티미디어화를 가속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LG 삼성 대우 등 대형 가전3사도 연내 상품화를 목표로 모니터
겸용 TV를 개발중이다.

대우전자 TV연구소 이동성이사(수석연구원)는 "최근 TV로 인터넷이나
대화형 CD를 즐길 수 있는 각종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있으나 기존 TV로는
선명한 화면을 제공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새로운 기능의
TV를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TV 브라운관은 동화상을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화소의 크기가
0.5~0.6mm로 설계돼 있는 반면 PC 모니터는 문자를 보기에 적합하도록
0.2~0.3mm로 돼 있다.

따라서 이번 하반기중 등장할 모니터 겸용 TV의 화소는 중간 정도인
0.4~0.5mm로 한다는 게 관련 기업들의 방침이다.

가전 3사는 이같은 모니터 겸용 TV와 함께 대형 벽걸이형 TV인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를 PC의 모니터로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