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영진전문대(학장 최달곤)가 전국 대학중 처음으로 재학생 전체에
대한 노사관계 교육 프로그램의 실시를 선언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진전문대의 이같은 움직임은 대립적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참여와
협력에 바탕을 둔 선진노사관계의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현장에 투입되기전
교육을 통해 노사관계에 대한 인식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학교측은 현재 매년 23만여명에 달하는 전문대 졸업생들이 산업현장에
투입돼 노사관계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이같은 프로그램 개설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학교는 이를위한 첫단계로 지난 11일부터 2일간 일정으로 재직중인
1백6명의 교수 전체를 대상으로 "노사관계 신기축과 전문대학 노사관계
교육"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었다.

우선 교수들이 노사관계에 관한 인식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학교는 세미나를 통해 마련된 노사관련 프로그램으로 빠르면 다음
학기부터 바로 교육에 들어갈 계획이다.

학교측의 기본구상은 노사관계 교육을 기초교양과 전공체화과정으로
나눠 졸업때까지 계속 실시한다는 것.

기초교양과정은 노사관계의 기초이론, 합리적 노조활동과 노동운동,
생산공동체의 주체로서의 역할, 노사관계 핵심층의 역할, 공동선의 실천적
관리자로서의 역할 등 노사관계 전반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전공체화과정은 각 과별 특성에 따라 생산시스템의 혁신주체로서 개인의
자질향상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혁신을 시도할 때 특별히 고려해야할 사항이나 산재예방,
인간소외극복 등 자신은 물론 부하나 동료의 고충을 사전에 처리해 줄 수
있는 능력의 제고에 중점을 두게 된다.

이날 연사로 참석한 영남대의 이효수교수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은
노무관리차원에서 노동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주입해서는 안되며
노사간의 공존공생 원리에 대한 이해와 실천의지 확산, 개인과 조직의
동시 발전 방안 모색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의 기업환경에서는 휴먼웨어의 수준이 기업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실용성과 창의성을 겸한 졸업생의 배출을 통해 학교의
차별화와 명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같은 교육이 장기적인 학교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세미나를 준비한 영진전문대의 김성호교수는 "본교에서 연간
배출하는 졸업생이 정규과정 3천명, 산업체 위탁생 1천3백명, 단기과정
5백명 등 총 4천8백명에 이르고 있어 이번 노사관계 교육이 지역산업체의
노사관계 안정에 미치는 효과도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달곤학장은 "앞으로 교육행태를 분석해 성과를 점검한후 재학생뿐
아니라 기업체를 위한 노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산학협동을 강화하고
졸업생에 대한 재교육도 실시하는 등 새로운 방안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 대구 = 신경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