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욱 < 중앙대 교수 >

우리나라 가전산업은 지난해 76억달러를 수출, 우리나라 전체수출의 6.1%,
전자산업 전체수출의 34.9%를 차지한 효자산업이다.

또한 전세계적으로는 생산액 기준으로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 제3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로 대표되는 가전3사의
혁혁한 노력이 숨어 있다.

특히, 최근 이들 3사의 비선진권 시장진출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낳았다.

삼성이 헝가리 컬러TV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6%로 수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LG전자는 아시아지역 컬러TV(PAL방식) 판매에서 1백만대를 돌파함으로써
일본 마쓰시타를 제쳤다.

대우는 녹 방지장치를 채택한 공기방울 세탁기로 고온다습한 대만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구가하고 있다.

이와같은 성공적인 시장개척에는 가전3사의 각사별 독특한 전략적 노력이
숨어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 브랜드력의 확충에 주력했다.

국내에서는 "명품", 그리고 해외에서는 "WORLD BEST"라는 브랜드를 고가
전자제품에 붙임으로써 기술력 품질력에 승부를 걸고 있으며 지역별로
히트제품을 도입함으로써 삼성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노력을 해 왔다.

LG전자는 시장전략의 핵심을 시장별 차별화전략에 두었다.

북미 유럽과 같은 선진국시장에서는 제니스와 같은 선진가전기업의 인수를
통해 첨단기술의 습득과 공동 마케팅을 추구하고 중국 CIS 등과 같은 성장
지역시장에서는 일본기업과 차별화된 독자적 제품을 LG브랜드로 소개하여
시장을 조기에 선점할 뿐 아니라 자사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편 대우전자는 자사의 독특한 탱크주의에 입각한 제품전략과 선택적
OEM전략을 구사하여 상당한 수출증진의 성과를 올렸다.

우선 탱크주의에 입각하여 "기본기"의 강화에 초점을 두어 고장없고 튼튼한
제품개발에 역점을 두었다.

특히 선진권시장 공략에서는 선진국내의 대형메이커와의 대규모 OEM 공급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활용하였다.

전자레인지의 경우 유럽시장 내의 대우제품 점유율이 16%에 이르게 되었다.

우리나라 가전3사의 공통적인 시장개척 성공요인은 첫째 성장시장에 서둘러
진출한 것이다.

가전3사 공히 선진국시장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새로이 부상하는
후진국에 자원을 집중했다.

특히 선진시장에서와는 달리 고가제품과 자사브랜드를 무기로 삼아 새로운
입지를 구축했다.

둘째 현지밀착형 마케팅활동을 전개했다.

각 지역의 고객욕구와 기후조건등을 면밀히 고려한 현지형 제품개발에
주력했고 현지의 마케팅인력을 활용했다.

셋째로 회사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사브랜드력의 강화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과거의 싸구려 이미지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체계적으로 수행했다.

넷째로 "기본기"의 강화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특히 품질안정과 생산성향상을 통한 가격경쟁력 증진에 주력해 제품으로서
의 기본경쟁력을 확보했다.

마지막으로 전략적 제휴의 선별적 활용을 통해 선진국시장 내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추구하는 유연성을 발휘한 점을 들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