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케이블TV의 시청가구수가 100만을 돌파했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이날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100만 시청가구돌파
케이블TV대축제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케이블TV시대의 정착이 멀지 않았음을
널리 알렸다.

출범초 가입자들의 인식부족과 컨버터 전송망등의 미비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케이블TV는 우리나라 전체국민중 약 400만명(가구당 4명기준)이
시청하는 "안방의 친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난해 3월1일 본방송을 시작한 케이블TV의 총시청가구수는 6월18일 현재
100만2,745로 전체대상가구수의 12.4%에 달한다.

우리보다 먼저 케이블방송을 도입한 미국(10% 확보에 10년 소요) 캐나다
(20% 확보에 8년 소요) 일본(6% 확보에 8년 소요)등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
봐도 경이적인 실적이다.

지금도 하루 평균 3,500여가구가 신규가입하고 있으며 대기중인 신청
가구수도 10만을 헤아린다.

전송망설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가구수당 전송망설치단자수를 나타내는 홈패스율은 18일 현재 전국 53개
SO내의 805만 대상가구중 412만 가구가 전송망을 설치, 51.2%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홈패스율 역시 출범당시의 9.7%(9만7,000여가구)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연말까지는 이를 70%선으로까지 끌어 올려 확실한 기반을 구축한다는게
협회의 구상이다.

본방송 시작 당시 20개 PP와 31개 SO에 지나지 않던 케이블업체수도 지금은
27개 PP와 53개 SO로 늘어났다.

방송시간은 지난해의 경우 주간 1,183시간에 불과했지만 올들어 173%
증가한 3,232시간으로 대폭 늘어났다.

24시간 종일방송을 실시하는 채널만도 7개채널(YTN MBN DCN KMTV m.net
HSTV 하이쇼핑)에 이르고 있다.

7월부터는 캐치원도 24시간방송에 동참한다.

시청자가 보고 싶은 시간에 언제나 볼 수 있는 케이블TV의 특성을 살려
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가입가구가 늘어나면서 케이블TV관련산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협회가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 고용창출인력만 6,000명
(SO 1,800명, PP 3,800명, NO 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5년간 약 7조원의 관련산업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협회는 기대
하고 있다.

케이블TV 관계자들은 이러한 외형적 성장과 함께 100만시청가구 돌파의
실질적 의미를 상업적인 성공가능성에서 찾는다.

이는 광고매체로서 케이블TV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케이블TV협회 조재구정보자료실장은 "시청가구수가 100만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광고매체로서 케이블TV가 상업적인 기반을 확고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각 SO와 PP사들의 경영안정에도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가 하면 공중파방송 못지 않은 활발한 활동으로 케이블TV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인 PP사도 속속 등장, 업계의 앞날에 청신호를 던져 주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등 굵직한 사건이 터질때마다 24시간 신속 현장보도로
뉴스채널의 영역을 넓힌 YTN, 새로운 쇼핑문화를 본격적으로 안방에 선보인
홈쇼핑채널등이 대표적인 예.

이밖에도 영화전문채널 DCN, 세계최초의 바둑채널 BTV, 종합오락채널
현대방송등도 나름대로의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방송은 특히 케이블TV업체론 처음으로 드라마 제작에도 나서 "작은
영웅들"을 선보인데 이어 시트콤 "둘 곱하기 하나"를 선보이며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케이블TV의 출범은 우리나라 영상제작산업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몇몇 PP사들은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해외에 수출하거나 외국과의
공동제작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음악채널 m.net는 "젊음이 있는 곳에"등 8종 280편을 7,400만원의 판권료를
받고 미국에 판매하기 위한 계약을 추진중에 있고 불교TV는 "한국의 명찰"
프로그램을 캐나다 토론토방송국, 일본의 NHK, 독일의 GDF등에 약
9,000만원의 판권료를 받고 장기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케이블TV가 완전히 정착되기 위해선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우선 전체 100만 시청가구중 실제로 돈을 내는 유료시청가구가 30만~40만에
불과하다는 점.

"겉으로만 화려하지 내실은 아직 다져지지 않은 상태"라는 말도 이 때문에
나온다.

실제로 전체 53개 SO와 27개 PP중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4~5곳 뿐이다.

미래케이블TV의 원재연사장은 이와 관련, "무료시청자들을 유료시청자로
전환시키는 일은 모든 SO와 PP들의 몫"이라며 "이제는 양적인 팽창보다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선진 마케팅기법을 개발해 시청자들이 스스로 찾아
오도록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SO의 복수경영(MSO)허용 <>지역사업권의 광역화 <>PP와 SO간
겸업문제 <>지역채널의 보도허가문제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협회는 이같은 쟁점사항들을 포함한 통합방송법안이 올 하반기 국회에서
통과되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회의 정의영 홍보국장은 "가입자 100만돌파에 만족하지 않고 올연말까지
150만 시청가구달성을 위해 홍보.마케팅 활동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방송.통신의 융합등 국제적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개발및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해 케이블TV의 자생적인 발전기반을 조성하는데 주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