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장마권에 접어든 가운데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광주,
전.남북과 부산,경남.북 등 남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인명피해가
출, 25일 오후 8시 현재 7명이 익사 또는 실종됐다.

또 절개지가 무너지고 교량과 도로가 침수돼 교통이 두절되고 공장에서
기름이유출돼 하천을 오염시키는가 하면 전국적으로 수천ha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등 많은 비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충청, 전라, 경상남.북도 등
남부지방에 내려져있던 호우경보 및 호우주의보를 모두 해제했으며
이로써 이 시간 이후 호우주의보가 발효중인 지역은 제주도 1곳으로
줄었다.

기상청은 그러나 "남부해상에 머물며 잠시 주춤하던 장마전선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26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오겠으며 곳에 따라
1백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만큼 수해대책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비 피해는 광주,전남 및 경남.북 지방에 집중돼 25일 오후3시
현재 순천1백71mm를 최고로 도내 평균 1백mm이상의 강우량을 보인
광주.전남의 경우 4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으며 평균 1백25.1mm의
비가 내린 경북에서도 2명이 익사 또는실종됐다.

25일 오전 10시10분께 경주시 안강읍 사방리 사방천에서 이 동네에
사는 구자정씨(62)가 급류에 휘말려 떠내려 오다 구조됐으나 숨졌으며
오전 4시10분께 안동시길안면 구수 1리 권기상씨(55)가 마을앞 밭에
배수로를 정비하러 나간후 실종됐다.

이에 앞서 24일 오후 4시께 전남 화순군 이서면 보월리 개울가에서
이 마을 주민 박철영씨(32)의 3살난 아들 인규군이 세발자전거를 타고
놀다가 수로에 빠져 실종됐고 장성군 삼서면 대도리 대도저수지에서
그물로 고기를 잡던 전계윤씨(38.삼계초등학교 기능직 공무원)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이날 오전 신안군 흑산면 대둔도 신섬 인근 해상에서 0.5t급 목선을
타고 조업을 하던 최재중씨(56.흑산면 수리 175)와 부인 문학덕씨(51)가
실종된데 이어 전북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지리산 뱀사골 계곡에서 야영을
하던 경북 가야대 국제통상학과 1년 박재흥군(19)이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밖에 경남 함양군 지리산 일대에 1백2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24일 오후8시부터 하산 통제령이 내려져 해발 1천8백m의 세석산장 장터목
등 고산지대 산장에는 1백10명의 등산객이 고립됐다가 25일 오후 모두
무사히 하산했다.

인명피해과 함께 도로 가옥 농경지 침수피해도 잇따라 발생, 전남의
경우 나주시 영강동 투주제 저수지 밑 수로의 물이 넘치면서 인근
논 2.3ha가 침수되는 등 나주와 목포, 무안, 함평군 등 16개 시, 군의
농경지 5천59ha가 물에 잠겼다.

이와 함께 <>경남은 김해평야 9백여 ha등 2천5백여ha <>경북은
김천시 1백96ha 등 7백52ha <>전북은 김제지역 5백90ha 등 모두 6백15ha의
농경지가 침수피해를 본것으로 집계됐다.

또 울산시 중구 옥교동 울산교 밑 강변도로와 거제시 사동면 성내리
성내공단앞 14번 국도 등 경남도내 도로 20여곳과 밀양시 삼문동 잠수교와
상남면 삼상교 등 10여곳의 다리가 물에 잠겨 한동안 차량통행이
통제됐으나 이날 오후 3시 이후부터대부분 정상을 되찾고 있다.

이에 앞서 24일오후 5시께 광주시 신안동 광주역 뒤편 길이 1백67m
높이 1.5m의 담장 곳곳에 균열이 생겨 붕괴위험이 높자 구청직원과
경찰이 부근 차량 30여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일반인의 통행을
금지시켰다.

또 이날 오전 10시부터 부산시 강서구 대저1동 스테인리스 주물공장인
한국합금밸브(대표 이상도.81)에서 연료로 사용하는 벙커A유가 빗물에
유출돼 낙동강 지류인평강천을 오염시키고 있으며 부산시 강서구 생곡동
생곡쓰레기매립장에서 흘러 넘친오수와 빗물이 생곡천으로 유입,
범람하면서 인근 1백30여ha의 농경지를 휩쓸었다.

전남, 제주, 부산의 각 항.포구에는 폭풍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인근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어선들이 대피했고 각 항로의 여객선 운항도 전면
중지됐으며 제주해상의폭풍주의보로 제주-전남 녹동과 제주-완도 카페리를
비롯, 제주-목포간 쾌속선 등대부분의 여객선 운항이 이틀째 통제됐다.

폭풍주의보와 호우주의보가 동시에 발효된 제주지방은 25일 하룻동안
한라산 1100고지에 최고 1백83mm의 비가 내리고 해상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3-4m의 파도가일어 도내 1백3군데 항.포구에는 2천3백여척의 각종
선박이 대피했으며 제주국제공항은 남부지방의 호우 영향으로 제주와
목포, 여천, 울산, 포항노선 항공기 왕복 12편이 결항, 관광객 4백여명의
발이 묶였다.

제주기상대는 "다음달 2일까지 비오는 날씨가 계속되겠으며 호우주의보는
25일중으로 해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사무소는 충남지역에 내린 호우로 유입량이
크게 늘고 있는데다 금산 부여 논산 옥천 등 충청 남부지역에 앞으로도
50-1백mm의 비가 더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25일 오후
3시부터 대청댐 초당 방류량을 1천t으로 늘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