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 붐을 타고 컨설팅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과거 일부 대기업 중심으로 불던 컨설팅 바람이 이제는 중소기업에까지
불어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분야도 경영컨설팅외에 부동산 유통 금융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따라 컨설팅업체도 몸집을 키우는 등 사업확대에 온힘을 쏟고 있다.

90년을 전후해 몰아닥친 경영혁신의 물결이 낳은 산물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컨설팅시장이 90년대 이후 평균 40%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시장규모는 현재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3년안에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글로벌시대의 무한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변신을 거듭해야 하는 기업들에
컨설팅은 이제 단순한 경영진단및 자문 수준을 넘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영혁신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돼버렸다.

특히 전문경영인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경영혁신은 기업
성패를 가름하는 중대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컨설팅에 대한 수요는
무궁무진하다는 분석이다.

컨설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시장 쟁탈전도 가열되고 있다.

국내시장은 크게 국내의 기존컨설팅업체 외국진출업체 대기업연구소 기타
군소업체등이 제각기 전문성과 노하우를 내걸며 기업들에 다가가고 있다.

우선 국내업체로는 한국생산성본부(KPC) 한국표준협회(KSA) 한국능률협회
(KMA)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등 이른바 컨설팅업계 빅4가 시장을 주도
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국내기업들의 산업교육이나 공장혁신에 관한 컨설팅을 주로
해왔으나 90년이후부터 경영전략 조직인사 정보기술등으로 서비스영역을
차츰 넓혀가고 있다.

90년을 전후해 세계적인 외국계 컨설팅업체들도 국내에 상륙, 이미 안정적
인 시장을 확보한 상태다.

경영전략분야에서 세계 톱3으로 일컬어지는 매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
베인 앤 컴퍼니를 비롯한 외국업체들은 주로 대기업을 상대로 굵직굵직한
건들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이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전세계적인 네트워크을 통해 얻어지는
막대한 정보량과 풍부한 경험이다.

컨설팅 비용만 하더라도 국내업체보다 5~10배이상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대기업산하 연구소들도 자체 컨설팅사업본부를 두고 컨설팅시장에
본격 가세하고 있다.

이중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LG경제연구원으로 현재 60여명의 컨설턴트를
확보, 그룹 계열사의 컨설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연간 40여건
의 컨설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대기업연구소들은 지방자치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각 지자체의 컨설팅
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 군소업체들은 기존 컨설팅업체나 기업체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독립해서 외국의 특별 프로그램을 도입, 패키지형태로 팔거나 고유한 분야
에서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이같이 신업종으로 각광받고 있는 컨설팅업의 국내발전을 위해 제도적
장치 마련등 재정비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현재 국내에 컨설팅업 관련법규가 없어 외국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입에
속수무책인데다 국내기업도 일정수준의 자격이나 기준없이 무분별하게 난립,
시장질서가 문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500여개로 추정되는 국내외업체가 컨설팅이란 간판을 내걸고
활동중인데 컨설팅업종의 성격이나 범위, 기업설립 요건등에 관한 규정이
없어 "컨설팅"업 자체가 법적 실체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모순을 낳고 있다.

이에따라 누구나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할 수있어 통제가
어려운데다 업체간 공정경쟁및 정보교류는 물론 정부의 효과적인 지원도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외국기업의 경우 터무니없는 고가의 컨설팅비용을 요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산업의 정보가 여과없이 유출돼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악영향도
우려되고 있다.

<장진모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