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선물시장이 외형면에서는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내용면에서는 걸음마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개설 한달동안 거래량 거래대금 등
유동성에서 우려했던 수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위험회피(헤지)등의 포지션거래가 부족하고 대신 투기적 거래로
볼수 있는 당일반대매매 비율이 높아 선물시장의 수준이 초기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유동성면에서 지난 한달동안 4조3,669억원어치(8만3,330계약)가
거래돼 주가지수선물시장 성공의 관건인 유동성확보는 제궤도에 오르고
있다.

하루평균 3,473계약이 체결되고 1,820억원어치가 거래된 셈이다.

특히 선물거래대금을 현물거래대금과 비교하는 현.선배율은 0.23배로
선물거래대금은 현물거래대금의 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일본 독일이 선물시장을 도입했던 초기 평균 현.선배율인
0.22배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또 투자별 거래비중을 보면 증권회사들의 자기매매비중이 89.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일본의 초기(90%)와 같은 수준으로 증권회사들의 유동성
공급역할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이같은 유동성확보면에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시장움직임의
내용은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선물가격의 추이는 시장개설 초기 상승세를 보이며 6월물이 110포인트를
넘기도 했으나 기업공개 및 증자확대발표와 경기불안 등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0일이전까지는 지속적인 저평가현상을 보이면서 이론가격과의
괴리폭이 마이너스 1%까지 확대돼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매도차익거래
기회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물과 선물을 연계한 "인덱스매매"와 포지션거래의 부족으로
매도차익거래는 많이 일어나지 않은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장기투자적 성격의 거래 대신 투기적 성격이 강한 당일반대매매
비율의 상승으로 이어져 그 비율이 73%에 달했다.

투자자들의 당일매매는 6월물의 최종거래일인 13일이 가까워짐에도 불구,
차근월물인 9월물의 거래증가와 미결제약정의 이월(Roll-over)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서도 입증되고 있다.

롤 오버는 향후 상승장세가 온다고 믿는 투자자가 거래마감되는 6월물을
없애고 9월물로 옮겨 투자하는 것으로 롤오버의 부족은 곧 단기(당일)
매매위주로 장이 흐르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외에 지난 한달동안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은 상관계수가 99%나 될 정도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과 거의 같은 등락을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별로 손해본 투자자와 이익을 본 투자자간의 현금을 결제하는
일일정산차금은 최대 6억원,최소 6,000만원으로 집계돼 이익과 손해의
폭이 최대 6억원, 최소 6,000만원이었다.

< 고기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