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산악회는 올해로 27년의 세월을 산과 더불어 지내온 교보생명내 가장
큰 동호인 단체로 정규회원만 전국적으로 500여명이나 된다.

지난 70년 7월 첫 산행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주말마다 계절에 맞는
산을 찾아 정기적으로 다녀오고 있다.

또한 봄 가을에는 특별산행을 하기도 한다.

필자가 회장, 부회장은 서부총국 최영식 과장이 맡고 있으며 산악회의
살림은 시스템운영관리팀의 이동진 총무와 대방영업국 김소영 총무가
도맡아 하고 있다.

본사는 물론 부산 대전 대구 지역에 3개 분회를 갖고 있을만큼 전국적으로
폭넓은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배우자나 자녀들까지 참가하는 동반산행의
기회도 자주 갖는다.

흔히들 "산에 왜 가느냐"고 농담섞인 질문을 한다.

여러 가지로 답변을 해보지만 꼭 집어 뭐라고 말하긴 어렵다.

왜냐하면 어떠한 말로도 가슴으로 느끼는 그 기분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몸은 피곤해도 정신이 맑아지고, 스트레스가 풀려 가슴이 확 트인다.

더욱이 도란도란 얘기하는 사이에 같이 간 사람과는 친구가 되니 가슴
뿌듯하다.

평소 부서간에 업무적으로 교류가 없어도 산에 오르면 나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친한 친구가 된다.

오르락 내리락,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주고받는 말 한마디, 하산
후에 막걸리 한잔에 가슴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아예 인생의 동반자가 된 경우도 많다.

부회장 최영식 과장, 총무 이동진씨는 산악회를 통해 만난 사람과
가정을 이루어 살고있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만났으니 얼마나 궁합이
잘 맞을까!

매주 토요일만 되면 산에 가자는 전화가 가다려진다.

산에 간다고 생각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고객을 만날 때도 항상 미소로 대하게 되니 업무능률도 만점이다.

좋은 산, 좋은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어떤 레포츠가 이 즐거움을 대신할 수 있을까.

자나주엔 설악산 대청봉을 내 두발로 딛고 올라갔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오른 정상!

진솔한 가슴, 스스로의 의지로 찾은 정상에의 예감!

그건 젊음이었다.

어느 녹산을 벗삼을까?

벌써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