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신해양시대, 우리의 미래는 바다에 달렸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를 해양혁명의 시대로 예견하고 있다.

미래의 해양공간은 육지를 대신할 인류생활의 중심지로 새로운 기능과
모습을 갖추게 될것이라는게 이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동안 무차별하게 개발, 사용해온 육상자원이 고갈되어감에 따라 무한한
자원의 보고인 바다로 눈을 돌릴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유엔 해양법협약이 지난 82년 채택된 이후 세계각국은 집중적으로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선포하고 있고 이에따라 그동안 해양자유이용시대에서
해양분할 관리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현재 121개국이 선포한 EEZ를 149개 연안국 모두가 선포할 경우 전해양의
36%, 주요어장의 90%, 해저 석유부존량의 90%가 연안국들의 관리아래 들어
간다.

따라서 선진국 개도국 가릴 것없이 해양자원개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82년 채택된 유엔 해양법협약이 60개 국가의 비준을 얻어
94년 발효되기 까지 12년이 걸린 것만 보더라도 각국의 이해가 얼마나 첨예
하게 대립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만큼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해양개발경쟁에 뒤떨어지지
않고 앞서가기 위해서는 삼면이 바다라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해양개척 의지를 다지고 "제2의 국토"인 바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뜨거운 애정을 키워 나가야 할 때다.

"바다의 날" 제정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 비롯됐다.

다소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한강의 기적"에 이어 "바다의 기적"을
일궈내려는 정부의 의지와 제1 해양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업계의 야심찬
포부가 맞아떨어진 결과 나온 작품이랄수 있다.

21세기 신해양시대의 개막을 목전에 둔 지금, 바다가 우리 민족의 번영을
약속해줄 무한한 가능성의 터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신해양 시대는 바다를 중심으로 인류역사가 새롭게 전개되며 총체적인
국가경쟁력이 바다경영 여부에 달려 있고 바다를 둘러싼 새로운 세계질서가
태동하는 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특히 일부 선진국에서는 인공섬 해상공항 인공항만 등의 건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고 다가오는 21세기에는 해저도시, 날으는 여객선, 해상신도시는
물론 첨단 해양정보산업의 등장이 예견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넓은 해양면적과 대륙붕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동북아의
지리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어 해양 국가로서의 무한한 성장잠재력이
있다.

지금 우리가 해양개발에 관심과 투자를 기울인다면 신해양시대의 주인공은
우리가 될것이라는 전망은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조선분야에서 선박수주량 세계 2위로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
있으며 원양어업분야 3위, 해상물동량 6위, 선박량 9위, 컨테이너 수송능력
과 부산항의 컨테이너처리 물동량이 각각 5위에 이르는등 이미 해양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유엔 해양법협약의 국내발효(96.2.28)와 "바다의 날" 제정을 계기로
해양개발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때맞춰 해양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역량을 결집한다면
2001년에는 해양산업비중이 국민총생산대비 12%로 증대되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5%로 확대되는등 21세기 일류 해양국가로 발돋움하는 일대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