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린 95년도 증권사 정기주주총회는 지난해 무더기 적자사태에도
불구,별다른 "사건"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29개 증권사가 석가탄신일과 일요일 사이의 "샌드위치데이"에 한꺼번에
주총을 개최한데다 주주들에게 대한 기념품도 준비하지 않아 소액주주들의
참석율이 극히 저조했다.

이에따라 대부분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이 빈자리를 메우는등 주총
현장마다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주총을 개최한 29개사의 퇴진 임원은 모두 26명으로 94년도 주총
당시 40명(32개사 기준)보다 적어 이채.

증권사관계자들은 지난해 영입실적 부진이 주식시장의 장기침체에 따른
구조적인 요인에 의한 것인만큼 임기만료 임원에게 책임을 묻기가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

<>.50명안팎의 주주들이 자리를 지킨채 시작한지 30여분만에 일사천리로
끝난 대부분의 증권사와는 달리 쌍용증권은 200여명의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등 성황.

쌍용증권관계자는 "자체사옥 식당등에서 주총을 개최한 다른 증권사와는
달리 여의도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된 지하2층 강당(쌍용 300홀)을 보기
위해 개인투자가들이 많이 온 것 같다"고 한마디.

<>.선경증권은 그간 등기부상 비상근이사로 있었던 선경인더스트리 조민호
부사장을 주총이 끝난뒤 열린 이사회에서 상근부사장으로 전격 발령.

지난 69년 입사이후 선경인더스트리에서 주로 관리부분을 맡아 왔던
조부사장은 선경그룹의 금융산업 강화방침에 따라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선경증권의 업무를 지원하는 임무를 받았다고.

한양증권도 이날 오전 오너측의 긴급 통보에따라 장은증권 장원리상무를
신임 상무로 주총에서 승인을 받기도.

<>.증권감독원 출신 국장 3명이 이번 주총에서 3개 증권사 임원으로 잇따라
선임되면서 감독원의 후원속에 진행된 "낙하산 작전"을 성공리에 수행.

이종식전감사실장은 삼성증권 감사로, 전수섭전검사 3국장은 현대증권
감사로, 홍현선전국제업무국장은 동양증권 감사로 가볍게 "안착".

증권사관계자들은 "감독원 임원들에 한해서만 퇴임이후 일정기간 증권사로
옮기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은 감독기관인 증권감독원과 피감독기관인
증권사간의 유착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대형증권사들이 로비용으로
이들을 영입한 것 아니겠냐"고 평가.

< 최승욱.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