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 기업들이 경영혁신에 나섰다"

화교기업들은 기존 "가족경영"의 한계를 극복하지 않고선 경영의 효율을
높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화교기업 변화의 골자는 경영구조의 현대화이다.

중앙집권적 의사결정보다는 서구기업처럼 실무적인 결정은 점차 하부
경영진에 이양하는 추세이다.

화교기업 관계자들은 "현대적인 기술집약산업을 키워 나갈때 기존의
전통적인 경영구조가 약점이 되고 있다"며 "경쟁세계에서 살아 남으려면
전통 경영관행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먼저 들수 있는 것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

그동안 화교기업은 전통적인 방식(소규모 가족기업경영체제)과 현대화된
방식(서구적 기업경영체제)이라는 양대축에 뿌리를 두고 발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전통적인 경영방식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소유자 또는 창업자는 외부인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하고 있다.

이는 곧 경영의 각 부문에 큰 변화를 몰고오고 있다.

외부인을 종업원으로 채용하고 외부소유권을 인정한다.

일부 화교기업에선 엄격한 회계감사를 통해 경영정보를 공개하기도 한다.

화교기업의 또다른 변화는 사적인 채널을 통해 동원하던 자금조달방식을
바꿔 공적금융기관과 주식시장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화교기업의 기존 자금조달 "관행"으로 볼때 엄청난 변화이다.

철저히 비밀에 부치던 경영관행으론 더이상 기업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대형금융기관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금액도 일정한도를 넘어서면 사적채널을 동원할때보다 금융기관을 통할때
조달비용이 더 싸진다는 것을 안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선 증권거래소를 통해 자금을 동원하고 있는 상위 10개기업중
화교기업이 8개사에 이른다.

계열기업의 합병도 화교기업 변화의 한 단면이다.

최근 화교기업들은 몇개 기업으로 나눠 지주회사밑에 편입시키고 비중이
떨어지는 회사를 정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아스트라그룹은 지난 90년이후 최근까지 소에리자야가문이
경영하던 60개이상의 회사를 하나로 통합했다.

화교기업들은 계열사 통합과정에서 내부 경영상태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한예로 인도네시아 시나마스그룹은 조직을 개편하고 계열사를 자카르타증권
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유럽등지에서 훈련받는 전문경영인을 채용했다.

그러나 이들중 상당수가 비화교여서 화교기업인이 우려하던 경영자료
"공개현상"이 빚어졌다.

화교기업인들은 "경영공개"의 대세를 거스르려 하지 않는다.

전문경영인에게 자율권을 부여하는 배경이다.

시나마스그룹 창립자는 일상적인 경영에 관여하기보다는 먼발치서 그룹
전체를 감독하고 1주일에 한번정도 가족들과 함께 사업문제를 협의한다.

화교기업들은 또 신규 사업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기면 기꺼이 뛰어든다.

"화교기업들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이다.

화교기업들이 활동하지 않는 분야가 있다면 이 사업분야는 타산이 맞지
않아서다.

농업은 화교가 종사하지 않는 사업분야로 꼽힌다.

많은 동남아국가들이 외국인에 토지소유를 금지하고 있는데 따른 것.

반면 "이동자산"을 대단히 선호한다.

지난 49년 이후 홍콩과 대만에 정착한 상해출신중 상당수의 기업인들이
해운업에 뛰어들었다.

선박은 이동이 쉽기 때문이다.

화교들은 교육도 이동 가능한 자산으로 친다.

최근엔 인공위성까지 현대적인 이동가능한 자산으로 분류한다.

화교 대기업들이 위성및 위성기술등 통신분야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밖에 보수적인 화교기업들은 해당 국가의 정변이나 정책변화에 능동적
으로 대처하기 위해 로비를 적극화하고 있다.

스스로를 유지 보호하기 위해선 정부와의 제휴가 불가피하다고 본것이다.

화교기업들은 각종 로비를 통해 현지국가에서 공공공사를 수주하거나
장기저리로 돈을 빌려쓰는 경우도 있다.

비효율적인 경영방식에도 불구하고 화교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이다.

화교기업가 2세들도 국내외 정치엘리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도네시아 화교 무카타 리아디는 "완벽한 인맥"을 갖춘 기업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중국의 고위정치인을 비롯 미국 클린턴대통령 내외와도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중국계 가족경영의 장단점 ]]]

<>.수직협력 : 장점 = . 조직과 조직구성원(사장)의 이해와 목표 일치
. 근면성실한 하층부 종업원의 복종
. 원활한 상하관계의 지속

단점 = . 조직내 파벌 협정 가능성
. 하층부 종업원의 창의성및 개성 반영 미흡
. 권한/책임 범위의 불분명

<>.수평협력 : 장점 = . 거래 비용의 축소
. 인맥 네트워크의 높은 신뢰성
. 인맥 기반하에 융통성 발휘 가능

단점 = . 협력범위 확대 제약 : 중소기업화
. 불신과 통제 : 인력과 자금 한계
. 중소 규모에 따른 기술 발전 한계

<>.통제 : 장점 = . 강한 경영 책임 인식
. 경영자에 대한 신뢰
. 관료주의적 통제 시스템 불필요 : 비용 절감

단점 = . 중립성및 전문성 미흡
. 통제목표 불명확 : 목표 변경
. 통제중점분야 불분명 : 상호조정 취약

<>.적응성 : 장점 = . 전략적 유연성
. 신속한 대응
. 개인 목표의 현실화 여지

단점 = . 비합리적인 판단에 따른 위기 가능성
. 조직의 활동 분산
. 조직의 이완및 토론 문화 결여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