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고지혈증 지방간및 간염 등의 만성 성인병과 아무런 사전경고도
없이 불쑥 생겨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암 유전병 등의 발병이
증가함에 따라 조기진단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으며 건강진단을
받으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예방의학 측면에서 질병예방과 조기진단을 통한 질병의
초기진압이란 성과를 거둘수 있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각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종합건강검진의 검사 방법및 비용
등이 각기 달라 의료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대학병원및 대형종합병원에서 종합검진비용은 30만~1백만원대의 큰
가격차를 이루고 있다.

건진에서 기본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은 진찰 문진 신체계측 혈압측정
시.청력측정 혈액.뇨.대변검사 치과검진 초음파 심전도 내시경 폐기능
흉부및 위장X선 검사등이다.

일부 병원은 이외에 대장X선검사 직장경검사 유방X선검사 골밀도검사
자궁세포진검사 등 몇가지 정밀검사를 추가하고 있다.

고가장비가 동원되고 이른바 스포츠의학및 여성의학 차원의 정밀검사가
추가될 경우 건진비가 1백만원에 육박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또 숙박을 하며 받는 건진도 있다.

기본검사는 패키지로 돼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고 불필요한 검사비용을
의료소비자가 떠맡게 돼있다.

더욱이 건강검진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항목당 적게는 3천원,
크게는 10만원을 넘는 것도 있다.

따라서 이들 검사는 담당의사의 세밀한 문진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
연령 성별 생활습관 임신.분만여부 등을 고려, 검사항목이 설정돼야하고
이를 환자가 확정할수 있도록 선택의 기회가 부여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컨대 혈압만 하더라도 1년에 한번,흉부X선 뇨 안압 시.청력 혈액 검사는
2년에 한번만 받아도 된다는 기준치가 있다.

따라서 심각한 건강상태의 변화가 없다면 기존의 검사결과를 활용해도
된다고 볼수 있다.

획일적인 검사항목, 건진의 의료보험급여대상제외, 끼워팔기식의 불필요한
정밀검사추가 등으로 고비용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종합건진은 서민들이
이를 활용할수 없는 요원한 존재로 남아있다.

가령 평소에 공복시 불쾌감과 만성피로감을 느껴 병원 내과외래를
찾아가면 진료를 받고 위내시경 위장관조영술 등의 검사를 실시,
의보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종합검진에서는 불필요한 여러가지 검사와
함께 보험이 적용되는 최소한의 검사조차도 비보험급여로 부담해야 한다.

한편 의사는 건진결과 양호하다고 판정한 환자에게 차후 불쑥 큰병이라도
생긴다면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되기 때문에 검사항목을 늘이는 측면도
있다.

환자들은 이러한 의사의 방어진료적 측면을 고려, 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검사항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의료소비자는 건강에 대한 기초지식을 많이 알아야 의료비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다.

또 단골의사를 두고 건강에 대한 믿을만한 조언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