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기 <한양대학교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피로는 평소와 같은 정도의 활동량인데도 이상하게 지친다거나 일정 시간
지속되는 일을 할때 쉽게 줄어든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이 정상인에 비해서 다소 우울한 성향이
있고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피로의 정확한 원인을 알려면 직장생활 가정생활 주거환경 경제적
상태 등 사회문화적인 것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같이 찾아올때 이를 분석하면 객관적인 원인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요즈음 같은 경쟁사회에서는 일욕심을 너무 내거나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무리가 오게 되고 쉴틈이 없어 지쳐버린
상태로 피로가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피로의 원인이 직장이나 가정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환경적 요인은 간과하고 오히려 병적인
원인에 집착하게 된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잠도 충분히 자면서 필요한 휴식을 취해 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힘이 바닥난 자신의 몸을 재충전 할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다.

그렇게 했는데도 피로가 계속되면 일단 주치의를 찾아 상담을 받고
전체적인 진찰을 거친후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심각한 병이 아니라고 의사가
안심시켜 준 경우는 그 의사를 믿고 당분간 경과를 보면서 주의깊게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는 지 관찰해야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무작정 정밀검사 종합검사를 집착하다 보면 결국 병원만 돌아다니게 되고
몸과 돈 모두 허비하고 정신적으로 더욱 피곤해진다.

실제로 피로가 심각한 병의 원인인지 아닌지를 진단하는 데는 의사의
진찰이 중요하고 검사는 그다지 중요한게 아니다.

실제로 검사만으로 확인되는 피로는 고작 10%도 안된다.

피로의 원인이 기가 약해져서 그렇다고 건강보조식품을 무분별하게 먹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특히 일이 힘들거나 정신적으로 피곤한 일이 있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류의 대응을 일삼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된다.

피로를 이기는 데는 적당한 운동, 규칙적인 생활, 고른 영양섭취가 중요
하다.

특히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음으로써 음주나 자칫 부족할지 모를
비타민의 섭취를 늘린다.

아침과 점심에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우리 몸 속의 아드레날린이라는
각성물질의 분비가 많아져 낮에 피로가 적에 온다.

반대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많아져 쉬
졸립고 피곤해지게 되므로 이를 충분히 감안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