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대회를 개최하는 기업들이 대회 장소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대회 개최를 위한 골프장 구득난은 우리나라에서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더욱 심해 예정된 28개 대회 가운데 25%인 7개대회가
대회 장소를 정하지 못했다.

이 상태라면 대회가 열릴수 있을지 조차 의문시 되고 있다.

남자대회의 경우 PGA선수권 슈페리어 오픈 필라 오픈 삼성마스터즈 등
4개 대회가 아직 골프장을 구하지 못했다.

대회 개막이 한달여 밖에 남지않은 PGA 선수권 (5.30~6.3)의 주최사
삼성물산측은 퍼블릭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에 임대요청을 하기도 했었다.

코리아CC와도 협의를 했으나 신설이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는 바람에
지금은 수도권과 지방골프장 2군데와 접촉을 벌이고 있다.

올해 APGA투어로 창설된 필라오픈도 관악CC와 협의중이나 골프장측에서
개최비용으로 1억원선을 줄것과 최종일 경기를 토요일에 열어 주도록
요구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작년 첫대회를 치른 삼성마스터즈는 장소문제 등이 걸림돌이 되자
아예 대회 취소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역시 2회째를 맞는
슈페리어 오픈은 프라자CC와의 교섭이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자대회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내셔널 타이틀이라는 한국 여자 오픈을 비롯 한주 여자 오픈
크리스찬디올 오픈이 장소를 정하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게 된 직접적 동기는 골프장들이 장소사용료를 대폭 올려
달라고 요구하는데 있다.

지난해까지 대회당 골프장 사용료는 평균 4,000만~5,000만원이었다.

그런데 올들어서는 골프장들이 1억원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골프장측은 대회가 열리는 1주일 동안의 매출액이 그 정도되기 때문에
"손해보고 빌려 주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회 주최 기업들은 그러나 "골프장 사용료가 총경비의 20~30%에
이르러서야 어떻게 대회를 치르느냐"고 주장한다.

이 상태라면 중소기업은 골프대회를 개최할수 없게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온다.

주최 기업들은 "골프장들은 골프장을 대여함으로써 골프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대회기간 골프장의 광고효과도 고려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한다.

골프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자, "대회를 개최하는 골프장에
캐디충원이외의 메리트를 주어 골프장별로 무조건 1년에 1개대회 개최를
명문화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골프대회를 창설하려는 기업들도 대회 개최를 재고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기존 주최기업들은 그들대로 골프장 교섭에 정신을 뺏긴나머지 정작
대회 운영에는 소홀할수 밖에 없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골프관계자들은 골프장을 못구해 대회가 유산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이는 곧 한국골프의 퇴보로 이어질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