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1일부터 허용될 외국기업의 국내증시상장이 외국기업의 소극적인
자세로 난항을 겪고 있다.

대우 LG 대신 쌍용증권등 대형증권사들은 상장가능성있는 미국과 유럽의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국내상장을 추진해왔으나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세계최대의 패스트푸드업체인 미국의 맥도널드사를 비롯, 코카콜라
존슨&존슨등 증권사별로 수십개업체들을 접촉해 왔으나 이들의 반응이 매우
냉담했다는게 실무담당자들의 얘기다.

대우증권의 경우 당초 가장 유력하게 추진됐던 맥도널드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은 답보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널드측은 우리나라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상장을 검토했지만 상장효과와
상장유지비용을 비교할때 상장효과가 불투명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국기업들은 상장및 상장을 유지하기위해 드는 비용만큼 기업이미지제고와
홍보효과를 기대할수 없으며 특히 상장후 거래가 안될경우 상장폐지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있다.

대신증권도 일본의 동경증시에 상장됐던 미국과 유럽기업들을 대상으로
해외거점망을 통해 접촉해왔다.

그러나 일본에 상장했던 외국기업들이 상장을 이미 폐지했거나 상장폐지할
예정이어서 뚜렷하게 상장가능성이 있는 회사가 없는 상태라는게 대신증권
관계자의 말이다.

이밖에 LG 쌍용 현대 선경증권등에서도 외국기업의 국내상장노력을 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홍콩증시에 상장돼있는 일부중국기업과 인도기업들은 자본조달을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국내증권사에 접촉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경제원에서는 외국기업 국내상장1호인 만큼 "선샤인효과"를
노려 선진국의 우량기업이 상장돼야 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선진국의 우량기업만을 대상으로 고집한다면 외국기업의 국내상장은
오는 5월에 허용된다 하더라도 상당기간 미뤄질 전망이다.

< 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