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잇단 대출금리 인하에 따라 기업들이 은행대출금을 앞당겨
갚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최근 금리가 장기적으로 하향안정될
것으로 보이자 높은 금리로 빌린 기존 대출금을 서둘러 갚고 자금을 단기적
으로 운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기신용은행은 최근 모기업체로부터 3년만기로 1년전에 빌려간 2백여억원
을 갚겠다는 통보를 받는등 실세금리가 10%대로 접어든 이후 여러 기업체
에서 장기시설자금 대출의 조기상환 압력을 받고 있다.

은행측은 조기상환을 막기 위해 최대한 설득하고는 있지만 이미 두개업체는
수백억원을 상환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기업들은 후발은행의 신탁 고금리대출에 대해 조기상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하나은행 관계자는 "규모가 큰 기업을 중심으로 해 30억~50억원을
갚겠다는 통보가 심심치 않게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상환을 막을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도 "다른 은행과
금리수준이 비슷하다면 대출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양상은 보람은행을 비롯한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은행은 당좌대출소진율이 10%초반수준에서 형성돼 있기도 하다.

은행들은 그러나 상환된 자금을 중소기업 대출재원으로 활용하려 하지만
신용리스크를 의식, 선뜻 나서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또 자금수요가 이어지는 석유화학및 자동차업체들은 그룹총여신한도에
묶여 대출을 할수 없는 입장에 놓이는등 자금운용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