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란 말은 근래에 생겨난 말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장애라는 단어는 있지만 장애인이란 항목은 없다.

우리 사회에선 신체기관이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시각장애자는 맹인, 청각장애자는 농아자 등으로 불렀었다.

이같은 호칭이 장애인의 인격을 훼손하는 차별어라는 사회적 인식이
보급되면서 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흔히 장애인을 특수한 존재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신체기관이 완전하게 기능하는 사람이란 있을수 없다.

정상인과 장애인의 구별은 본질적인 차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도의
차이에 불과한 것이다.

또 우리와 우리 자녀가 언제 장애인이 될지 알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일상생활에서 사회적 위험물이 늘어남에 따라 장애인수는 급증
하는 추세이다.

영어로 장애를 표현할때 세가지로 구분해 사용한다.

첫째가 임페어먼트(impairment)로 기능장애를 가리킨다.

심신의 기능이상 또는 기관이상이 생겨서 장기간 또는 영구히 계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그 다음이 디서빌리티(disability)로 능력장애를 말하며 기능장애로
발생한 능력의 저하를 뜻한다.

마지막이 핸디캡(handicap)으로 "기능.능력장애"로 사회적으로 불리한
상태를 가리킨다.

이같은 구별은 특히 교육을 받을수 없다든가 취업할수 없는 경우 등
사회적 불이익을 개선하는데 기준이 된다.

일찍이 미국은 90년에 미국장애인법(ADA)을 제정해 수천만 장애인이
"사회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했다.

가령 호텔 식당 극장 관청 버스 지하철등은 어떤 장애인도 이용할수
있도록 정비하는 한편 고용의 차별도 금지시켰다.

그밖에 전화회사엔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별서비스를 의무지웠다.

이에 앞서 유엔은 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선포했고 우리나라도
장애인복지법을 제정했다.

또 91년엔 "장애인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됐고 장애인고용촉진법이
발효됐다.

우리 나름대로 제도적으로나 법적으로 장애인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은
한 셈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적 현실은 아직도 그들에게 많은 고통과 불편을 주고
있으며 관심과 정책이 미흡한게 사실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많은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그러나 행사가 행사로만 그치지 말고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고조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