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오랜만에 장세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당장 느껴지는 변화의 계기는 총선이후 정국안정 기대감이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 한달간 꾸준히 회복을 시도해온
과정에서 나타난 기술적인 효과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한달전에 실시된 증시안정조치가 이제 주변여건의 호전과 함께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수 있겠다.

그밖에 이달초 외국인한도확대가 실시된 것도 주가의 바닥탈피에 한몫을
했다.

그동안의 주가회복과정이 다분히 인위적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로 인위적이었다는 점때문에 종합주가지수가 연중신고가를 기록해도
투자심리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은 지연되고 있다.

골든크로스발생도 주가폭등의 계기가 되지 못했다.

한마디로 각종지표는 장기적으로 회복을 시사하는 징후를 드러내지만
주변정황은 여기서 한번 팔아주고 다시 기회를 엿보고 싶어지는 마음을
갖게 하고 있다.

그래서 흔히 골든크로스의 발생은 장기매수시점이고 단기적으로는 매도
시점이라는 해석을 내리기도 한다.

앞으로 주가의 예측방향은 두가지로 그려볼수 있다.

하나는 바로 상승반전시도로 급히 몰아붙이는 전개방식이다.

어렵게 만든 주가의 반전무드를 살리려 관망파의 의표를 찌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나리오는 당국의 증시정책이 주요변수가 된다.

증권당국이 단기과열을 용인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해결되야 한다.

기관의 매물공세나 작전주 조사를 통해 당국이 상승분위기를 가라앉게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대중을 겨냥한 심리전의 형태가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방향은 여기서 수차례 장세반전에 도전해 보지만 결국 한계를
느끼고 뒤로 물러서는 경우다.

즉 외부여건으로 일시적인 호전으로 매수세가 살아날때 장기보유물량을
털어내려는 기회를 삼는 세력이 있다는 가정이다.

이 두가지의 가능성을 함께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수 있는게 미국증시와
달러화의 동향이다.

한동안 세계의 돈을 모두 긁어 가던 미국증시가 서서히 김이 빠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달러는 일본엔화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투자자들이 서로 다른 주식으로 이같은
상황에 분리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 아태경제연구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