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직후 TV방송 3개사가 일제히 오후 6시를 알리는 시보와 함께
"신한국당 175석, 국민회의..." 하며 총선결과가 이미 모두 드러난양
발표하여 시청자들은 깜짝 놀랐다.

방송국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일부 후보자를 불러내 당선소감을 묻고
축하인사까지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얼마후에는 놀라움 그리고 분노와 허탈감으로
이어졌다.

각 방송사들이 허용오차가 4%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조사했으므로
믿어달라는 식으로 조사과정등을 소상히 밝혀 믿지 않을 수 없게 했다.

그런데 한마디로 "해프닝"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시간 국민의 시청률은 아마 90%이상 이었을 것으로서, "전국민을
우롱했다"고 비난해도 방송국은 변명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대사건"의 원인은 투표장출구 500m내 여론조사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법인지도 모른다.

전국의 가가호호가 TV를 켜 놓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비용이, 과연
출구조사로 있을 수 있는 부작용에 비할 만 한것인지 알 수가 없다.

우리도 이번일을 계기로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투표장출구 500m조사
(출구조사)를 허용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통령선거도 그리 멀지 않다.

그땐 반드시 출구조사가 허용되어 보다 빨리, 그리고 경제적으로 선거결과
를 알게 됐으면 한다.

이선국 < 광주시 동구 장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