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의 초점은 재료 또는 증시대책 등에 의존하는 듯 하다.

그러나 이같은 관점은 대체로 시장상황에 편승하거나 한시적인 것이다.

선거이후에는 증시대책이 아무래도 종전보다 덜할 것이고 또 몇몇되지
않은 재료종목군들의 움직임도 둔탁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전망을 어려웠던 종전의 연장선에서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는 무엇보다 지난 94년 연말부터 주요 선진국 금리가 줄곧 하락한데
힘입어 세계경기가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현 시점은 세계적으로 90년대 후반 경기확장의 초입기로 보인다.

사실 일본경기는 지난해 중반을 바닥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이어 미국경기가 올해 초부터 되살아났다.

이처럼 세계경기를 이끌어가는 선진국들의 경기가 회복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기도 시차를 두고 회복되게 마련이다.

경기회복 가능성은 대한상의의 2분기 기업실사(BSI)에서 전자, 철강,
자동차, 화학 등 수출을 통해 우리 경제를 이끄는 업종군의 여건이
두드러지게 개선된 점에서도 엿보인다.

경기가 회복되면 우선 PER(주가수익비율)가 낮더라도 경기민감주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그간 소외되었던 수출비중이 높은 주식들이 주목될 듯 싶다.

물론 당장은 주식시장이 경기논쟁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이들의
주가가 기대만큼 상승하긴 어렵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수출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낮은 PER가 부각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PER가 강조하는 것은 주가형성의 원시적 기초가 이익이기 때문
이다.

예컨대 건설 무역 금융 등 소위 트로이카가 크게 주목되던 87~89년
1분기에도 이들이 큰 폭으로 상승한 기간은 87년 2분기~88년 1분기에
불과했다.

88년 2분기~89년 1분기에 걸쳐 증권주를 제외한 트로이카 종목의 상승
정도는 대체로 시장평균 정도에 그치거나 시장평균보다 낮았고 반면
당시기준 저 PER주들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지난 81~94년에 매년 PER 하위 10%종목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으면
연평균 수익률이 시장평균 24.9% 보다 월등 높은 57.4%나 된다.

이같은 점은 투자기준이 상식을 뛰어넘을 수 없음을 시사한다.

이번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그간 제값을 받지못한 수출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시간은 소요되겠지만 재평가 받을 듯 하다.

내수신장은 대체로 수출회복에 후행한다.

따라서 내수관련주들은 수출종목군의 상승을 이어갈 것 같다.

단기매매용으로 활용되는 PER 높은 내수주로는 구조적인 면에서 현재의
부진한 장세흐름을 타개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