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초반 상기된 표정으로 삼삼오오 선거상황실에 몰려와 흥분을 감추지 못
하던 자민련 당직자들은 방송사 선거여론조사결과가 신한국당 압승에 자민련
참패로 나타나자 초상집같은 분위기.

특히 자민련이 기대를 걸었던 대구 경북지역에서 신한국당에게 크게 뒤지고
텃밭인 충청권에서까지 신한국당과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믿을수 없다는 반응.

김동길선대위의장은 이같은 결과를 보고 6시40분쯤 실망스런 모습으로 자리
를 떴고 김종필총재는 아예 당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등 침통한 분위기.

자민련은 그러나 개표가 시작되면서 구천서(청주 상당) 황학수(강릉갑) 김
화남(경북 의성)후보등이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예상대로 앞서나가자 분위
기가 반전.

특히 경북 강원 경기지역에서 자민련후보들이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일
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

일부 당직자들은 여론조사 결과가 빗나가자 몇몇 개표소에 전화를 걸어 참
관인들에게 자리를 뜨지 말것을 당부하면서 함이 개봉될 때마다 전화로 보고
할 것을 주문.

또 방송사의 여론조사를 고도의 선거전략이라며 흥분하면서 방송국에 직접
항의 전화를 걸기도.

한편 TV여론조사결과에 낙담, 한때 청구동자택에 칩거했던 김총재는 오후 8
시40분경 다시 당사로 나와 다소 상기된 모습으로 관계자들을 격려.

김총재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경건하게 받아들이겠으나 모든 금권선거
관권선거는 고쳐야한다"며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고 자위.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