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국내에서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전화
상용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우리손으로 세계 처음 디지틀이동전화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100년 국내 전기통신산업사에 한 획을 긋는 일대 쾌거라
해도 좋을 것이다.

정부가 이동통신기술의 선진화를 위해 CDMA 이동통신시스템 개발을
국책과제로 선정, 개발에 착수한 것이 지난 89년이래 상용화까지 만6년여가
걸린 셈이다.

CDMA는 TDMA(시분할 다중접속) 방식에 비해 통화용량-품질-보안등이 훨씬
우수에 최근 전세계적으로 기술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추세다.

일례로 우리 정부는 오는 6월에 선정할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의
기술표준으로 CDMA 방식을 채택키로 결정했으며 미국도 PCS사업자의 50%
이상이 CDMA 기술방식을 채택하겠다고 결정할 상태다.

비록 원천기술은 외국회사에서 도입했다해도 이러한 최첨단 통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은 국산 전전자교환기(TDX) 개발에
이은 통신기술 국산화의 큰 진전이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아직 세계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CDMA 방식은 정작 상용화이후가
더 큰 문제라고 할수 있다.

홍콩의 허치슨사가 작년부터 일부지역을 대상으로 상용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가입자규모 품질등의 면에서 아직 시험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우리가 CDMA분야에서의 앞선 기술을 세계통신시장진출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어쩌면 지금까지 기술개발에 들어간 댓가보다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첫째 기술자립도의 재고가 시급하다.

코드분괄식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적지 않다.

CDMA 방식은 기존 시스템보다 앞선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지만 누구도
아직 개발을 완료했다고는 장담하지 못할 확인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미국에서도 현재 로스앤젤레스시 외곽에서 시험운용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의 CDMA이 동전화도 상용화일정이 너무 촉박했던데다 기술의 안정성이
완벽하게 입증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됐기때문에 당분간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핵심기술을 미국의 한 업체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이번에 사용화된 단말기의 핵심칩을 모두 미국퀄컴사가 공급해 단말기값이
비싼 것도 대중화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CDMA가 명실상부한 우리 기술이 될수 있도록 끊임없는 기술의 보완과
개발이 요구된다.

둘째 모든 통신분야가 그렇듯이 CDMA 기술도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제 정작 중요한 것은 이동전화뿐만 아니라 차세대 통신수단인 PCS의
세계시장을 CDMA 기술로 선점하는 일이다.

CDMA기술을 바탕으로 한 PCS, 차세대 공중육상 이동통신(FPLMTS) 등의
세계시장은 앞으로 수백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때문에 미국업체들은 이동전화보다는 PCS등 이들 차세대 무선통신장비
개발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상용화에 성공한 CDMA기술이 "국내용"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도 세계통신 시장에서의 주도적 역할을 찾아나서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