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즈니스맨은 허세를 좋아한다"

이 말은 지난94년9얼 독일의 일간 경제 신문 "Handelsbalt"가 한국과의
비즈니스 안내에서 독일인에게 한국을 소개한 말이다.

이 신문은 "한국에 사업차 방문하는 경우에는 최고급호텔에 투숙하면서
가급적 어두운 색의 정장을 입어라" "한국인들은 직위를 매우 중시하니
한국 업체와의 협상시에는 명함에 직급을 높혀 적어라"는 식으로 자국
독일인들에게 꼼꼼히 권고하고 있다.

왜 이 독일 신문의 눈에 우리나라 비즈니스맨이 그렇게 부정적으로
비추어졌는지 알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어촌에는 아직도 이와 정반대의 현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부터 우리 어촌에서는 종전에 호칭으로 사용하던 어민대신 어업인
이란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농민을 농업인으로 호칭하는 것과 같이 직업인으로서 위치를 보다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어업인들은 당당하게 자기를 어업인으로 소개하기 보다는 "미역
양식어업을 하는 사람" 또는 "어선어업을 하는 사람"으로 자기를 낮추어
소개하는 것이 보통이다.

아직은 어업인이란 호칭에 익숙하지 못한 데에도 이유가 있으나 그 만큼
순박함을 나타내는 증표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농부(Farmer)''라는 용어에 이미 갑부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광대한 토지와 호화로운 저택의 소유자라는 선입감이 그러한 의미를 던져
주는 것이다.

만약 우리 어업인이 잘 살고 어촌이 그림같이 정비된 임해전원도시라면,
호칭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못살고 낙후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어업인''이 아니라 ''어업 경영주''
라고 표현해도 그 이미지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촌을 정비하고 어민소득을 높이자"

이것이 수산청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어촌종합개발사업의 모토
이다.

농어촌특별세 5천3백억원을 재원으로 어촌지역을 종합적으로 개발하고
어촌소득원을 다양하게 개발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과 함께, 우리 어업인들도 스스로 자긍심을 높이고
자활하려는 의지를 보다 분명히 보여 줌으로써 ''어업인''이란 호칭이 주는
이미지를 높여 나가야 할 때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