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이 모자란다.

강추위로 고장난 자동차용 배터리 교환으로 대체수요가 폭증하면서 국제
비철금속 시장에 납파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거래상들이 지난해말보다 10%이상 오른 t당 8백달러에 선도금을
주고도 납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납선물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6년만의 최고시세인 8백달러선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말의 t당 7백15달러에 비해 10%이상 오른 것.

현물가격은 실물부족사태로 선물시세를 앞지르는 이른바 백워데이션 현상
으로 인해 폭등세로 치닫고 있다.

현물가는 지난 18일 LME에서 프리미엄거래로 t당 9백27달러까지 폭등,
데이빗 킹 이사장의 직권으로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같은 납파동은 이상기후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 지난해 여름에 닥친 이상고온과 올 겨울에 엄습한 강추위로
온도변화에 민감한 자동차배터리의 고장사태가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납은 세계최대소비국인 미국의 경우 생산분의 85%, 유럽에서는 69%가
배터리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금속거래자문기관인 CRU인터내셔널은 올해 납이 9만t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술 더떠 최대시장인 LME의 납재고는 가격지지에 필수적인 5주분 아래로
떨어졌다.

이같은 수급상황에다 거래차익을 노리는 기관투자가들의 시장개입으로
가격불안이 가속화된 것이다.

납은 지난해 12월 5년만의 최고치인 t당 7백46달러에 달했으나 올초
헤지펀드들의 차익실현을 노린 매물대량출하로 7백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