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운영위원회는 21일 열린 본회의에서 "중요한" 안건 두가지를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나는 금통위회의록 공개여부고 다른 하나는 이달말이 임기인 편원득
부원장보의 연임여부였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선 두가지 사안에 대해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회의록 공개여부는 시간이 모자라 오는 28일 열리는 간담회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으며 편부원장보의 연임여부는 아예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회의록 공개여부 문제는 "공개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 같다는게
금통위원들의 얘기다.

이날 회의에서 비록 시간이 부족해 9명의 위원중 3명만 의견을 개진하는데
그쳤지만 대부분 금통위원들이 회의록 공개에 공감하고 있어서다.

이재웅 금통위원(성균관대교수)은 "금통위의 중요 기능인 통화신용정책
결정과정의 투명성과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회의록을 공개하자는데
대부분 금통위원이 동의하는 분위기였다"면서 "그러나 논의과정이 시차를
두지 않고 공개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므로 1-2개월후에
선별적으로 공개하자는게 개인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 금통위간담회에서는 회의록공개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되면 금통위는 "금융통과위"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고 통화신용정책
결정과정에서 소수의견이 공개돼 통화당국의 일방적인 정책결정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경식 한은총재가 "금통위원상근제"를 구상하고 있는등 금통위의
위상강화에 열의를 보이고 있어 금통위는 회의록공개를 계기로 상당히
활성화될 것이라는게 금융계의 관측이다.

이총재는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한은에 금통위원들의 방을 별도로 만들어
필요할때 이용토록 하고 있으며 이달초 인사에서는 전담조사역을 발령내기도
했다.

그러나 한은과 금융계의 관심은 편부원장보의 연임여부다.

당초 편부원장보는 "다른 자리가 생길 때까지"를 전제로 연임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임기전 마지막 금통위본회의에서 안건이 상정되지 않아 퇴임쪽으로
결정된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총선거를 20여일 앞두고 호남출신 임원이 한명도 없는 상태에서 대구출신인
편부원장보를 연임시키는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금융계의 추측이다.

그러나 오는 28일 예정인 간담회를 임시금통위로 변경, 편부원장보의
연임을 결정할수도 있어 편부원장보의 퇴임을 기정사실화 하는건 다소 성급
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