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통일로 상징되는 동서냉전의 종말이후 자본주의체제가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침체국면에 빠진 일본경제, 두자리숫자의 실업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럽, 자유무역과 기업의 자유로운 이윤추구에 반기를 든 미공화당 뷰캐넌
후보의 예상밖 선전등이 이같은 분석을 낳게 한다는 주장이다.

자본주의체제의 종국적인 귀결점은 어디인가.

미MIT의 세계적인 석학 레스터 C 서로 교수는 최근 펴낸 "자본주의의 미래"
(모로우간 25달러 THE FUTURE OF CAPITALISM)를 통해 자본주의호가 탐욕
(Avarice)외에 다른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갖지 못함으로써 새로운 암흑세계
로 가라앉고 있다고 경고했다.

자본주의가 기술발전과 효율성의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경제체제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인을 하나로 묶을 공통의 목표와 가치를 잃어버린 결과 위기
상황에 직면해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이를 지향점없는 항해에 비유한다.

공산주의의 몰락, 지식산업의 부상, 점증하는 노년인구의 권력및 경제력
소유, 국경없는 글로벌 경제, 세계경제를 이끌어온 미국경제의 쇠퇴등 5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충돌하는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

저자는 수요이론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지금까지 진행된
엄청난 투자로 인해 번영과 몰락의 기로에 서있다고 밝혔다.

고대중국과 로마제국 몰락의 공통점을 지향점 상실에서 찾은 저자는 현재의
세계를 폭발 직전의 화산에 비유하며 더이상 버틸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때 자구책을 찾게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