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된 중소기업의 부도와 경공업의 퇴조로 경기양극화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고 이의 해소가 96년도 주요 정책과제로 부상되고
있다.

경기후퇴기와 맞물려 경기연착륙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을뿐 아니라
4월에 있을 총선과정에서 자칫 정치 사회적 문제로 확산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정책적 조치가 가능하겠지만
우선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는 경기양극화의 현상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식의 오류를 바로 잡는 것은 이해에 있어서 또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경기양극화현상과 관련하여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막연한 오류중의 하나는
중소기업이 대부분 경공업체라는 인식이다.

이러한 인식은 경공업의 부진이 곧 중소기업의 침체라고 하는 또다른
인식을 낳게 된다.

8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이러한 인식은 사실이었다.

또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경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와같은 일반의 인식은 일견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중소기업에서 중화학부문의 비중이 80년대 중반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90년대 들어서는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러한 인식은 더이상 타당하지 않다.

93년 통계를 보면 중소기업중 중화학공업의 비중은 생산액기준으로 59.4%,
부가가치기준으로 59.5%를 차지하고 있음이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의 산업구조가 조립.대량생산위주에서 부품.소재의 자급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지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이 보다 중시되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근의 심화되고 있는 경기양극화현상은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불균형, 경공업과 중화학공업간의 불균형으로 구분해서 봐야할 것이다.

이들 불균형의 원인을 명확히 구분하여 파악할때만이 올바른 정책대응이
나올수 있기 때문이다.

김창배 < 한국경제연 선임연구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