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시론] 임금안정과 경제논리 .. 김재원 <한양대교수>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재원 < 한양대교수/경제학 >

    최근 한국노총, 한국경총, 민노총, 중앙노사협의회 공익위원들은 96년도
    적정임금인상률로서 각각 12.2%, 4.8%, 14.8%, 5.1~8.1%를 제시하고 있어
    개별기업의 노사입장에서 보면 올해 임금교섭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의 한국은행 전망치에 근거하여 올해 적정 "실제" 임금인상률을 국민
    경제생산성 임금제 산정방식에 따라 추정해 보면 8.7%수준에 달한다.

    즉 비농림어업 GNP 성장률 7.6%에 GNP 디플레이더 4%를 더하고 여기의
    비농림어업 취업자증가율 2.95를 차감하면 적정"협약" 임금인상률은 6.3%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처럼 적정협약 임금인상률이 산정됐더라도 수정없이 올해의
    임금인상 준거로 제시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된다.

    즉 위에서 제시한 인상률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필요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71년~95년 기간중 명목임금 인상률은 명목노동생산성 증가율보다
    비농림업의 경우 2.1%포인트, 제조업의 경우 3.0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그 결과 이 기간중 비농림업과 제조업부문의 명목임금은 각각 72.7배,
    85.9배가 되었으나 명목노동생산성은 46.5배 54.5배에 달하여 실제임금
    인상률이 적정임금 인상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우리나라 제조업의 시간당 임금률은 91년에 4.39달러로 싱가포르
    4.25달러, 대만 4.53달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94년의 경우 한국의
    시간당 임금수준은 6.25달러로 싱가포르 6.29달러와는 비슷한 수준이나
    대만 5.55달러, 홍콩 4.75달러보다는 각각 12.6%, 31.3%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셋째로 91년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전산업의 경우 일본의 23%,
    싱가포르의 45%, 대만의 59%에 달하고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일본의 21%,
    싱가포르의 57%, 대만의 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에 대한 명목임금의 비율을 보면 72~94년
    기간중 55.2%에서 89.9%로, 또한 전년대비 명목노동생산성 증가액에 대한
    전년대비 임금증가액의 비율을 보면 이 기간중 35.0%에서 123.85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넷째로 정부의 민간부문에 대한 임금개입으로 노사간의 임금결정이 대외적
    으로 한자리수의 임금이상을 한 것처럼 공표하고 있으나 실제 임금인상률은
    이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는등 무정직한 임금교섭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노조의 성취율(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율에 대한 실제임금 인상률)이
    90년대에 들어 100%를 상회하고 있다.

    다섯째로 우리나라의 임금과 생계비수준을 비교해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현행 임금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는 점을 들수 있다.

    95년 2.4분기 현재 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월180만원이고 이중 155만원이
    근로소독으로 나타나 94년 12월현재 노총의 3.7인 가족의 이론적 최저생계비
    144만원보다 높게 나타났고 가계흑자가 월48만원(가계흑자비율은 26.8%)으로
    나타났다.

    이상을 볼때 96년의 경우 임금을 동결하든지 또는 임금인상률을 최소한에
    한정시키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여건을 볼때 이러한 방안은 실현가능성이 없다.

    따라서 96년의 적정 "실제" 임금인상률은 96년의 소비자물가 인상률
    전망치인 5%수준이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 볼때 차선책이라고 판단된다.

    그렇지만 추정회귀방정식을 통해 96년도 임금인상률을 전망해 보면 타결
    임금인상률은 7.2%, 실제 임금인상률은 11.7%로 추정되고 있다.

    임금안정화를 위해서는 생산물시장과 요소시장에서의 경쟁정책이 강화되어
    임금이 교섭력보다는 시장세력에 의해서 결정되고 동시에 임금교섭시 근로
    조건의 개선과 직장안정(해고)간의 상층관계가 제대로 작동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그러면 임금교섭의 과학화 합리화가 촉진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중장기적
    으로 협조적 참여적 노사관계의 정착에도 기여하게 할 것이다.

    고임-저임 업종간에 차등적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것은 경제원리에 맞지
    않는다.

    뿐만아니라 이런 관행이 실제로 지속될경우 이들 업종간 잠재 지불능력이
    오히려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를 해결할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은 기업이 고용수준을 조정할수 있고
    또한 임금을 직무수행결과 또는 직무수행능력에 따라 지급할수 있는
    실질적인 여건을 마련해 주는 길이다.

    이상이 시사하는 바는 현재 한국경제는 임금안정화가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싯점이나 이것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노사가 집단적 이기주의를 탈피하고 고통분담을
    통해 우리경제가 안정화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을 강구해야 한다.

    즉 힘의 논리보다는 경제적 논리보다는 경제적 논리에 근거한 정직한
    교섭, 경영정보의 공유, 종업원의 참여증대를 통한 노사관계의 개선과
    생산성향상, 자율적 교섭능력 증대와 정직한 교섭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유인책의 강화등이라고 볼수 있다.

    이와같이 노사정은 물론 국민과 언론이 합심하여 협조적 참여적 노사관계의
    정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96년의 노사관계는 불확실성이 감소되고
    이에 따라 한국경제가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3일자).

    ADVERTISEMENT

    1. 1

      [아르떼 칼럼] 지금 화가 신사임당에 주목하는 이유

      최근 한국 미술계는 여성 작가와 전통 미술을 다시 읽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리움미술관은 여성 작가들의 실험성과 조형 언어를 재조명하는 전시를 잇달아 선보였다. 2025년 9월부터 연 이불의 대규모 개인전은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환기시켰다. 또한 호암미술관에서 3월부터 개최될 예정인 원로 조각가 김윤신의 회고전은 한 작가의 70년 예술 여정을 조망하는 자리다. 이런 전시들은 단순히 ‘여성 작가를 조명한다’는 차원을 넘어 미술사 서술의 관점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읽힌다.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신사임당을 다시 호명하는 일은 자연스럽다. 그는 오랫동안 ‘현모양처’라는 상징 속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의 미술사적 관심은 그를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한 화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한국 미술의 위상은 작품의 질보다 그것을 읽어내는 해석의 밀도에서 갈린다. 우리는 고미술을 ‘보존해야 할 유산’으로 다뤄왔지만, 동시대 미술 담론 속에서 작동하는 언어로 전환하는 데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신사임당을 다시 읽는 작업은 한국 고미술을 미적 감상의 대상에서 조형적 사유와 시장적 잠재력을 지닌 자산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신사임당의 ‘묵포도도’는 단순한 소재 재현이 아니다. 윤곽선을 배제하고 먹의 농담과 번짐만으로 포도송이의 체적, 껍질의 긴장, 덩굴의 방향성을 조직한다. 이는 구조와 기운을 동시에 포착하려는 동아시아 회화 인식이 응축된 사례다. 화면 하단에서 상단으로 이어지는 덩굴의 흐름은 평면에 암묵적 공간을 형성한다.‘초충도’ 또한 자연 관찰의 기록을 넘어선 시각적 편집의 결과다. 수박 오이

    2. 2

      [천자칼럼] 신조어 제조기 월가

      미국 월가의 경쟁력 중 하나가 신조어와 약어를 만들어 내는 탁월한 능력이다. 입에 착 감기는 맛깔난 용어를 통해 복잡한 시장 상황, 기술 변천, 자금 이동 경로를 단박에 파악할 수 있게 한다.2000년대 초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할 4개 신흥국을 지칭하는 브릭스(BRICs), 2000년대 후반 재정 위기에 휘말린 남유럽 5개국 피그스(PIIGS), 2010년대 미국 금리 인상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신흥 5개국을 가리키는 프래자일파이브(Fragile Five) 등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의 엘리트 경제학자들이 작명했다.월가 신조어가 집중된 분야는 물론 증시 주도주다. 미국 7대 빅테크(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를 묶은 말이 ‘매그니피센트7’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한 투자전략가가 1960년대 서부영화 ‘황야의 7인’에서 따왔다. 매그니피센트 7개 기업의 첫 글자 ATMMAAN에 브로드컴을 포함한 8대 대형 기술주가 배트맨(BATMMAAN)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작년에는 과격한 관세 폭탄 발언 뒤에 결국은 현실적으로 타협하는 패턴을 역이용해 단기 수익을 노리는 ‘TACO(Trump Always Chicken Out) 트레이드’가 최고 유행어였다. 인공지능(AI)을 빼놓고 증시 트렌드를 거론하는 것이 무의미한 지금, 새롭게 등장한 월가 테마주 이름이 ‘헤일로(HALO) 트레이드’다. Heavy Assets, Low Obsolescence의 약자로, 막대한 자본 투자에 따른 높은 진입 장벽으로 진부화, 곧 도태 위험은 낮은 산업군을 뜻한다. 인프라, 전력망, 철도, 에너지, 중장비 등 실물 자산에 기반한 업종이다. 챗GPT나 제미나이가 소프트웨어 기업은 파괴할 수 있어도, 전기를 생산하거나 직접 땅을 파는 일

    3. 3

      [사설] 훼손된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노사협상으로 날 샐 판

      지난 15년간 노사 간 교섭의 기본 틀로 기능해온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이 크게 훼손됐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란봉투법 시행(3월 10일)을 불과 열흘가량 앞둔 어제 발표한 ‘교섭 절차 매뉴얼’에서 “원·하청 노조 간 단일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적시했다.매뉴얼대로면 원청 사업자는 원청 대표노조와 하청 대표노조 등 최소 2개 이상 노조와의 교섭이 의무화된다. 복수 노조가 허용된 2011년 이후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명시하도록 한 노동조합법에 배치된다. 하위 법령으로 상위 법인 노조법상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을 무시하는 것은 법의 위임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작년 9월 노란봉투법 입법 이후 ‘교섭창구 단일화 철폐’를 줄기차게 주장해 온 거대 노조를 막판에 일방적으로 편든 모양새다.지난 23일 시행령과 해석지침 최종 발표 때까지만 해도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을 유지했으나 불과 나흘 만에 뒤집은 것도 논란 거리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자는 진짜 사장과 교섭하고 싶어 하며 교섭 분리로 입법의 취지를 더 잘 살릴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공감하기 어렵다. 하청노조가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하려면 원청노동자까지 포함한 교섭창구 단일화가 필요하다던 종전 입장을 바꿀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이대로라면 원청 사업자는 수십·수백 개 노조와 무제한 교섭해야 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노조 입장에서는 근로조건·고용 형태가 비슷한 하청노조끼리 연대하는 등 다양한 교섭 전략 구사가 가능해졌다. 앞서 시행령 등에선 ‘하청노조 간 이해관계의 공통성’과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