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멋쟁이들은 흑백의상을 입는다.

80년대말 전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다 90년대초 이콜로지바람에
밀려 주춤했던 흑백패션이 올들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패션계를 강타했던 "밀색에서 갈색까지"가 현저히
퇴조하는 대신 올봄에는 화사한 파스텔톤과 흑백이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

이번 시즌 유행되는 흑백의상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원단 자체가 흑백배합으로 이뤄진 것과 하양.검정색 아이템을 맞춰
입는 것이 그것.

특히 기하학적인 무늬나 착시현상을 일으킬 정도의 현란한 무늬(옵티컬
프린트)는 올시즌 핫아이템이다.

색채의 마술사로 유명한 세계적디자이너 웅가로는 흑백의 곡선과
직선을 교차시켜 입체파회화를 연상시키는 무늬의 의상을 선보였다.

목을 U자로 깊이 판 타이트재킷과 시가렛팬츠는 전위적 느낌을 준다.

잔 프랑코 페레는 하운드투스체크(두가지 색을 마름모꼴 사선으로
맞물린 체크, 사냥개 이빨을 연상시킨다 해서 붙은 이름)와 그물무늬
흑백원단을 올봄 대표작에 사용했다.

스타일은 더블버튼 바지정장.

국제양모사무국(IWS) 한국지부의 김수미씨는 "올해의 흑백유행은
70년대풍 리바이벌의 하나로 볼수 있다"고 말한다.

몸에 딱 붙는 재킷과 시가렛팬츠, 판탈롱 등은 70년대의 재현이라는
설명.

질 샌더, 랄프 로렌, 도나 카란, 캘빈 클라인 등 미국디자이너들도
약속이나 한듯 흑백의상을 내놓았다.

검정색 스프링코트에 흰색 티셔츠와 바지, 칼라와 소매단만 흑백줄무늬로
처리한 검정색 투피스등이 눈길을 끈다.

< 조정애기자 >

<< 흑백의상 입는법 >>

<>흑백의 매니시룩은 깔끔하고 감각적인 느낌.

가는 흑백 줄무늬의 일자바지에 흰색 또는 검정의 타이트재킷이
기본형이다.

빨강 노랑 파랑색의 광택있는 블라우스는 여성적인 분위기, 몸에
붙는 티셔츠는 경쾌한 느낌을 준다.

<>타이트한 흰색 면셔츠와 검정색 판탈롱바지에 금속버클이 달린 같은
원단 벨트를 맨다.

위에는 흰색이나 검정색의 광택있는 스프링코트를 입는다.

<>몸판은 옵티컬프린트(광학적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무늬), 소매는
검정색 스판으로 처리한 짧은 원피스.옵티컬패턴은 팽창효과가 있으므로
뚱뚱한 사람은 피한다.

<>소매없는 라운드네크의 흰색 로웨이스트원피스와 검정색 스프링코트.

머리를 올리면 거의 완벽한 70년대스타일이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