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하던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투자가 최근들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들어 지난 5일까지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은 1억
900만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미국 주가가 계속
올라 조만간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아시아국가 증시로
눈길을 돌리는 미국 기관투자가들이 늘고 있고 <>비자금사건이 일단락,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전망이 호전되고 있는데다 투자한도
확대에 대한 기대심리도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국내 주식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우선
반가운 일이다.

그 영향으로 주가가 며칠째 오름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등 갈수록 규모가 커질 해외 핫머니성 자금이
우리 경제운용에 주는 부담도 결코 작지 않다.

정부는 올해 외국인 주식투자 등을 포함한 전체 자본거래에서 130억~150억
달러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경상수지가 60억달러정도 적자를 내더라도 종합수지는 80억달러의 흑자가
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경상수지 적자속에서의 원화강세, 곧 환율하락 우려를 더하게 하는
것이다.

1월중에는 달러화에 대해 대체로 안정세를 보여 그런 걱정이 아직까지는
현실로 나타나지 않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환율은 종합수지에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다.

자칫 핫머니 유입으로 환율이 내림세를 보이게 되면 수출상품의 경쟁력은
그만큼 감소할 수 밖에 없다.

1월중에만도 통관기준 무역적자 규모가 19억2,400만달러에 달하는 만큼
현 상황에서의 엔화강세는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자본수지 흑자가 엄청난 상황에서는 통화관리에 대한 기본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작년말 총통화를 기준으로 볼때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10억달러의 유출.입이
미치는 영향은 0.5% 정도다.

이를 무시해도 좋은 정도의 규모라고 보는 시각은 그 규모를 지나치게 크게
보는 것과 똑같이 적절치 않다.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등 핫머니성 자금의 유출.입은 매우 불규칙적이고,
증시주변에 맴돌기 때문에 그로 인한 물가영향이 다른 돈들과는 다르다는
점에 특색이 있다.

이는 그만큼 "적정수준의 유동성공급"이라는 통화 당국자들의 책무를
어렵게 하는 존재라는 얘기로 통한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증시주변과 일반시중 자금사정간 괴리를 불러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작년하반기 이후 증시주변의 실세금리는 내림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도율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도 그 영향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년동월비 총통화증가율"만을 잦대로 삼고 있는 통화관리
는 자칫 실물흐름과는 동떨어진 유동성공급의 과.부족을 결과할 우려도 없지
않다.

원화로 따져 10조원에 가까운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잔액(123억5,000만달러)
에 걸맞는 통화-외환 관리가 긴요한 시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