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시장이 개방되기 이전까지 우리나라 백화점의 역사는 크게
5단계로 구분된다.

1931년 박흥식씨가 설립한 화신백화점이 탄생하면서부터 해방(45년)
이전까지를 암흑기, 45년부터 60년까지를 혼란기, 61년부터 73년까지를
태동기, 74년부터 79년까지를 발전기, 80년이후를 성장기로 나누어 볼수
있다.

백화점업계의 암흑기는 일본의 침략으로 주권이 빼앗긴 상황에서
국내백화점이 일본백화점과 싸워온 시기를 말한다.

20년대 서울 충무로를 중심으로 명동과 진고개 일대에 일본인 상인들의
밀집지대가 형성되면서 백화점과 비슷한 상가들이 생겨났다.

21년 조지야백화점, 22년 미나카야백화점, 26년 히라타백화점 등
오복점형태의 점포들이 들어섰다.

30년에는 근대적 의미의 백화점형태를 갖춘 미쓰코시 경성지점이
국내에 진출했다.

미쓰코시 경성지점은 철저한 정찰제판매와 반품.환불제실시, 영수증
발급과 친절한 고객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다.

지물업으로 돈을 모은 박흥식씨는 종로 네거리의 화신상회를 인수,
목조2층건물을 3층 콘크리트건물로 증축하고 회전식 쇼윈도를 설치해
현대식 건물로 바꾸었다.

해방이후 정치적 혼란과 6.25전쟁으로 백화점들은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됐다.

해방전에 영업활동을 해온 백화점들이 제기능을 잃고 명맥만 유지한
시기였다.

미쓰코시 경성지점은 동화백화점으로,조지야는 중앙백화점으로 바뀌었다.

미나카야백화점은 해군본부건물로 변경됐다.

화신백화점은 1층과 지하를 임대하면서 명맥을 유지했다.

54년 무역협회 지하층과 1~3층을 백화점으로 개설한 미도파와 55년
동화-신신 백화점이 탄생한 것이 고작이었다.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60년대 들어서는 경제개발과 함께 백화점업계도
변화를 맞기 시작했다.

백화점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63년 동화백화점을 인수, 신세계로
바꾸면서 백화점 직영화를 추진했다.

백화점의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임대점포를 직영으로 바꾸었다.

74년이후 시기는 대기업의 백화점업 진출과 상권의 다핵화로 특징지을수
있다.

롯데그룹이 롯데백화점을 신설했으며 (주)한양이 76년 여의도아파트를
건설하면서 만든 백화점이 성공하게되자 뉴코아 우성 금강산업개발
한신공영 동아건설등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백화점사업을 시작했다.

80년이후는 백화점업계의 성장기이다.

79년12월부터 영업에 들어간 롯데백화점이 전철역에 인접한 입지와
대형매장을 내세워 백화점업계 선두로 부상하고 신세계 미도파등도
매년 20~30%에 이르는 고성장세를 지속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