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은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우리나라 제조업의 원가추이분석"에서 지난94년
국내대기업이 부담한 순금융비용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
(제조업은 4.0%)로 일본 주요기업(상장기업)의 0.3%보다 14배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기업은 1천원어치 상품을 팔면 43원을 차입금이자등으로 지급하는
반면 일본기업은 3원만 부담하는 셈이다.

순금융비용은 차입금으로 인한 금융비용에서 금융자산보유로 인한 금융
수익을 차감한 것을 말한다.

국내기업의 매출액대비 순금융비용비중은 <>90년 3.8% <>91년 4.1% <>92년
4.5% <>93년 4.6%로 해마다 높아지다가 94년엔 다소 낮아졌다.

반면 일본기업의 순금융비용률은 <>90년 마이너스 0.2% <>91년 0.0%
<>92년 0.2% <>93년 0.4%로 순금융비용부담이 거의 없는 편이다.

한은은 우리나라가 자본축적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도성장을
지속해오는 과정에서 만성적인 초과자금수요로 차입금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명목금리수준 또한 높은 물가상승률및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일본보다 높은 탓에 순금융비용부담률이 이처럼 높다고 설명했다.

또 이같이 높은 금융부담으로 인해 국내기업은 일본이나 대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일본기업보다 결코 높지 않은 편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94년 국내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8.6%로 일본기업의 3.3%
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경상이익률은 3.1%로 일본기업(2.9%)을 약간
상회하는데 그쳤다.

한은은 따라서 국내 시장금리를 하향안정화하고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
금융비용부담을 낮추는게 국내기업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제조업체의 매출액대비 매출원가비중은 <>88년 83.9% <>90년
83.0% <>92년 82.0% <>94년 80.7%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판매비와 일반관리비비중은 지난 86년 8.7%에서 지난 94년 11.7%로
높아지다가 지난해 상반기엔 11.2%로 다소 낮아졌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