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은 국제원자재 가격및 환율등 대외변수의 불안정한 움직임과
총선을 전후해 예상되는 정국 불안, 대형건설사의 부도 등 대내 악재로
경기둔화 심화에 대한 우려가 크게 부각되면서 투자심리도 극도로 불안해진
약세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의 종합주가지수 고점 1,016.77포인트에서 지난 20일의
842.72포인트까지 불과 3개월만에 20.65%를 하락시킬 만큼 현시점의 증시
여건이 과연 어려운 것인가를 냉정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경기둔화 심화에 대한 우려이다.
지난해 우리경제는 역사상 두번째로 높은 32.3%의 수출증가를 기록했다.
따라서 올해 예상되는 15%의 수출증가는 자연스러운 하락이며 이또한 낮은
수치는 아니다.
설비투자 둔화가 소비증가로 웬만큼 상쇄된다고 할때 당초 예상된 7%대
성장은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
둘째 총선전후 예상되는 정치적 혼란에 대한 불안감이다.
과거 경험상 선거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
이지만 그것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
아울러 경제규모의 확대, 대외개방의 진전 등으로 국내 정치적 요소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점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셋째 주식시장의 수급상 문제이다.
일부 기관투자가의 상품주식 과다보유, 공기업 민영화 계획등으로 잠재
공급물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장기간 주식시장이 약세국면을 지속한 결과 매수보다는 매도에
참여하려는 기관투자가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은 시장여건이 변하면 언제든지 바뀔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에 투자하여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국
수급을 결정할 것이다.
싯가배당제의 도입에 관한 논의,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 조기시행. 하반기
신설투신사의 주식형 펀드설정등은 수급불균형 개선에 기여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큰 호재는 주가하락이다.
심리적 요인에 의해 주가가 단기에 지나치게 하락한 결과 투자매력이 있어
보이는 종목수가 많아졌다.
주가정점기에 장세의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투자대상 종목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투자매력도가 높은 주식은 대표적으로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들이다.
유화 철강 운수장비 반도체 전자부품등 경기관련주들중 연쇄적 무차별적
주가하락행진 결과 최근 발표되는 95년 영업실적에 견주어 지나치게 하락한
종목들이 많다.
중기적으로 이들 종목의 주가 제자리 찾기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