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E.데넘(51)살로먼그룹회장은 올해 세계경제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고 올 한국경제도 정부가 예측하고 있는대로 무난한 경기연착륙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국내 아남산업등과 합작으로 설립한 한누리살로먼증권의 개점을 계기로
방한한 데넘회장은 미국 대통령선거와 관련해서는 이변이 없는 한 클린턴의
승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들어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증시에 대해 지속적인 낙관론을 편
데넘회장은 한국의 증시도 머지않아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긍정적
인 진단을 했다.

한국경제신문 양봉진 국제부장과의 대담을 엮는다.

< 편집자 >

=======================================================================

-우선 한누리살로먼증권의 한국진출을 축하합니다.

한국에서의 장단기 경영목표를 어디에 두고 있습니까.

<>데넘회장=단기적으론 우리 살로먼이 한국기업및 경제에 대한 탁월한
연구결과를 제공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능력과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투자자들에게 인식시키고 싶습니다.

또한 증권회사의 본업이랄 수 있는 매매주문의 처리능력에서도 남다른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한국기업이나 투자자들이 자본시장에 참여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다리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이에 따른 고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목표입니다.

-한국투자자들은 살로먼이 세계경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세계경제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95년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십니까.

<>데넘회장=우선 미국부터 얘기하자면 그동안 상승을 타온 미국경제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일시적으로 약간 하강조짐을 보이고 있고 또 이 추세가 좀더
이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연준리가 금융완화조치를 예상보다 빨리 취할 경우 올해말경 미국
경제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유럽경제의 근간이랄 수 있는 독일의 경우 최근들어 실업률이 9.9%에
이르는등 전반적으로 침체상황에 있고 앞으로의 전망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데넘회장=지적한대로 유럽경제는 독일경제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독일 경제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지 않은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독일의 분데스방크가 경기부양을 위한 적절한 금융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렇게되면 독일도 올해말경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독일 경제가 회복되면 유럽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오리라
생각합니다.

-아시아 경제는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데넘회장=아시아경제는 점점 미국이나 유럽경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그들 자신의 독자적인 경제적인 리듬을 타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아시아 경제의 축이랄 수 있는 일본경제는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크게 우려되는 상황은 아닙니다.

일본경제가 본궤도에 돌아오면 0.5%에 불과한 할인율도 어느정도 상향
조정되리라고 봅니다.

세계경제속에 우뚝 솟은 중국도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의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국경제는 어떻습니까.

<>데넘회장=물가의 경우 지난해수준을 웃돌긴 하지만 4%내지 5%로 안정된
가운데 경기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한국정부나 이곳 각 연구기관이 예측한 것과 비슷한 7.0%~7.5%의 경제성장
을 달성할 것으로도 예상합니다.

올해 한국경제는 인플레이션과 임금인상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데넘회장=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합니다.

시장개방을 지속하면서 보다 지식집약적인 경제로 탈바꿈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집약적일수록 세계화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긍정적 효과를 얻게
되리라 봅니다.

-일본의 이자율이 어느정도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셨는데 언제
어느정도선에서 조정되리라 보십니까.

<>데넘회장=그 시기와 인상폭을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이자율
의 이론적 측면을 고려할 때 어느정도 조정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들어 일본경제의 취약한 부분이 많이 지적돼 왔는데.

<>데넘회장=일본정부는 은행의 부실화문제를 해결하는데 여러가지 난관을
겪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현재 일본경제가 재할인율을 0.5%로 까지 유지해야 할 만큼 침체
국면은 아니라고 봅니다.

곧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요즘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화 강세가 정치적인 요인등 인위적으로 결정되고 있다고는 보지
않습니까.

<>데넘회장=달러화의 강세는 외환시장을 둘러싼 기본적인 변수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는 미국의 수출경쟁력을 반영하는 것이며 재정적자를 효율적으로 다루고
있는 미국정부에 대한 믿음에서도 비롯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나타나고 있는 미국경제의 힘은 유연한 노동정책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노동인력에 변화가 생겨났고 경제적인 변화도 이로부터 비롯됐습니다.

미국경제느 소프트웨어등이 발달해 있고 지식산업위주의 기반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강한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처음 5천포인트를 뛰어넘는 강세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리라고 보십니까.

경제의 기본여건(펀더멘탈)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거품현상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요.

<>데넘회장=미국증시가 5천포인트 아래로 하락할 수도 있다고 보지만 당장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미국기업들의 순익증가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볼 때 미국 증시에 대한 낙관적 견해는 당연하다고
봅니다.

-증시의 투기적 거품현상은 유사이래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갈브레이스는 그의 책 "금융시장의 투기적 소사"에서 17세기 네덜란드의
튜립투기이후 하고 많은 투기적 거품현상이 계속돼 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이같은 거품현상이 미국주식시장에서 또 다시 나타나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의견도 많은데요.

<>데넘회장=저는 요즘 미국증시가 투기적 거품상태에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미증시가 본질가치보다 고평가돼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고평가돼있다 하더라도 갈브레이스가 그 책에서 언급한 정도의 투기에
비견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모든 경제가 불가피하게 투기적 과잉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왜냐면 경제적 요소 못지않게 심리적 요소도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특별한 자산을 가치있다고 믿고 싶어하고 이것이 투기를 유발
합니다.

물론 이런 투기적 현상이 누적되어 폭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본증시도 한때 부동산 가격의 폭등에 따라 과열됐다가 부동산 거품이
사라지자 주식시장이 막대한 상처를 입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본증시와 현재의 미국증시는 전혀 다릅니다.

-석유가격은 세계경제에 중요한 변수입니다.

최근 석유수출국인 사우다아라비아가 정치적으로 변화를 겼는데다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인해 유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유가를 어떻게 전망하는지요.

<>데넘회장=70년대엔 석유가 경제에 결정적인 변수역할을 했습니다.

지금도 의미있는 투입요소이긴 해도 다른 것과 비교할 때 그 중요도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점증하는 오일수요는 향후의 공급을 훨씬 초과할 것입니다.

특히 이는 중국등 아시아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상황입니다.

미국에서도 차량판매가 확대되는데 따라 최근 몇년간에 걸쳐 유류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장기적으로 유가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그 상승속도도 일반의 예측
보다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기상이변이 최근의 유가상승에 크게 작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별히 급등을 유발할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정치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공화당의 밥돌 상원의원이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는데 당선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데넘회장=밥돌의원은 훌륭한 상원의원이며 존경받는 정치인입니다.

미국 정치에 커다란 공헌을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돌출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클린턴을 이길 수는 없으리라
봅니다.

클린턴은 예산안 논쟁등 현안을 두고 최근 공화당과 벌인 싸움에서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지속되는 것을 좋아할 국민은 없습니다.

미국민들은 예산안 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대통령과 공화당 모두에게 책임을
돌릴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과 공화당 양측은 예산안 조기타결 압력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요즈음 문제가 되고 있는 균형예산안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무엇입니까.

그것이 어떤 형태로 종결될 것으로 보십니까.

<>데넘회장=최근 대통령 명의로 의회에 교서가 보내졌습니다.

거기에는 저를 비롯해 경제계 인사들도 다수 서명했지요.

저는 7년목표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민주당원들은 그러나 반드시 7년이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
8,9년이면 어떠냐하는 반응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산안은 1년단위가 아니라 경기사이클을 감안해 운영돼야 합니다.

어찌됐건 균형예산안은 경제이론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균형예산안과 같은 엄격한 목표가 제시돼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바입니다.

다만 균형예산을 이룬다는 목표 하나를 위해 복지예산을 과도히 줄이다
보면 부작용이 많을 수 있기 때문에 타협이 있어야 하리라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공화당이 너무 과도히 예산을 줄이는데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게 나의 견해입니다.

-한국경제에 대한 연구팀을 살로먼그룹내에 독자적으로 갖고 있습니까.

<>데넘회장=살로먼그룹과 한누리살로먼증권 두 군데 모두에 있습니다.

살로먼그룹내의 연구팀은 오랫동안 한국경제를 연구해왔으며 지난해 11월
에는 국가신용도등을 평가한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S&P및 무디스의 신용평가와 유사한 방식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파생금융상품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오는5월 주가지수
선물시장을 개설합니다.

선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부에선 헤지등 선물의
유용성만 강조하는 경향에 대한 경계도 적지 않은데.

<>데넘회장=파생금융상품은 경제적 기능이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입니다.

경제가 개방되고 규모가 커질수록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납니다.

그러나 파생금융상품의 발달속도를 일정한 수준에서 관리하려는 한국정부의
방침은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한국에 합작사를 만든 이상 살로먼도 한국의 일부가 됐습니다.

북한이 위협적인 존재라고 느끼시지는 않습니까.

<>데넘회장=북한이 여전히 강력한 군사적 위협이기는 해도 경제는 형편없이
취약합니다.

때문에 무력적인 방법으로 남한을 위협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게 저의
진단입니다.

-한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살로먼 브러더스증권이 한국에 진출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관료주의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영업허가를 얻는데 특별히 나쁜 대접을 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관료들은 어느나라나 사업하는 사람만큼 빨리 움직이지는 못합니다.

정부의 조처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 정리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