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을 이용한 의료영상처리기술, 중환자의 상태를 감시하는 기술,
심장기능을 종합 진단하는 시스템, 인공췌장등 신체일부를 대신하는 각종
인공장기등 첨단의료공학기술이 우리 손으로 개발될 날이 멀지않았다.

정부는 올해부터 G7프로젝트(선도기술개발사업)로 2001년까지 1천7백억원이
투입되는 의료공학기술 개발사업에 착수키로 했다.

또 대학들도 의료공학 대학원과정을 잇달아 개설, 전문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어 국내의료공학기술 개발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서울대에 이어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전북대가 의료공학분야
대학원과정을 개설했으며 올해에는 연세대와 한양대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정부는 최근 의료공학기술 개발사업의 첫해 지원대상으로 다기능환자감시
장치등 27개 연구과제를 선정했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이 사업의 첫해에는 과기처와 통산부가 모두
31억원을 지원하고 산업계에서 16억원을 출연,47억원이 투입된다.

내년부터는 복지부도 자금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2단계로 나눠 추진되는 이 사업은 97년까지의 1단계에서는 수입대체효과가
큰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국산화하고 다음단계에서는 선진국 수준의 중장기형
의료공학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첫해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27개 연구과제는 한국형 PACS(의학영상저장전송
장치)와 MRI(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의 이미지 프로세싱등 인체현상을 진단
치료하는 기기 부문에 15개, 인공지능 대퇴의지 한국형 인공무릎관절 등
인체기능을 회복하는데 필요한 소재및 기술부문에 12개로 이뤄져있다.

의료공학은 질병의 진단 치료 재활및 예방을 위해 의학과 공학을 접목한
기술분야.

약제기술및 외과적인 수술기술과 함께 의학의 3대 기술로 꼽힌다.

의료기기와 인공장기등으로 대변되는 의료공학기술은 의학의 발전을 이끌어
의료복지수준을 높이는데 직접 기여해왔다.

일례로 X선이용 단층촬영장치의 등장으로 신체구조를 단면마다 정확하게
관찰할수 있게되면서 종래에는 힘들었던 여러 질병의 세부진단이 가능해
졌다.

의료공학은 의학의 발전에 기여할 뿐 아니라 여기서 파생되는 의료산업도
상당한 규모에 달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기술 선진화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돼왔던 분야였다.

서울대병원측에 따르면 의료공학 관련제품의 세계시장 규모는 현재의
84조원에서 2001년에는 1백80조원,2010년에는 4백조원에 달할것으로 추정
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현재 1조4천억원에서 2001년에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 병원에서 쓰는 의료기기의 90%가 외제일 정도로 의료공학
기술의 국내수준은 낙후돼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 의공학교실의 박광석교수는 "의료공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내
전자산업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어 국내 의료공학의 앞날이 밝다"고 전망
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