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제외환시장은 지난해만큼 혼란스럽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올해도 국제환율은 그 속성상 어느정도는 출렁일 것이다.

하지만 작년같은 대혼란사태로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외환전문가나
경제학자들의 전망이다.

지난해는 슈퍼엔과 초저달러의 해였다.

연초 달러당 100엔선에 있던 달러.엔환율은 4월에 79엔선으로까지
대폭락했다.

또 달러당 1.56마르크이던 달러.마르크환율은 1.35마르크로 추락,
고마르크와 저달러의 장이 전개됐던 한해였다.

여기에 멕시코페소화폭락으로 대변되는 이머징마켓의 환율불안은
지난해 국제환시의 또 다른 혹이었다.

올해는 그러나 최소한 달러대폭락이나 개도국의 금융위기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올해의 국제환율에 대한 전망은 두갈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올 상반기에 달러약세(엔.마르크강세)기조가 나타난후 하반기에는
달러강세(엔.마르크약세)로 반전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른 하나는 거꾸로 상반기에 달러강세현상이 전개된후 하반기들어
달러약세상황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두가지 모두 나름대로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다.

상반기 달러약세(엔및 마르크강세).하반기 달러강세(엔및 마르크약세)를
예견하는 측의 논리는 경제적인 요소에 좀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가들의 기본경제동향(금리 인플레 경제성장률
경상수지 등)을 고려해볼때 이같은 환율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한다.

상반기중에 미국은 금리를 내릴 것이나 일본은 금리를 그대로 둘것으로
보여 달러는 엔화에 대해 약세를 띠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일본경제가 상반기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과 일본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에 일본기업들이 해외수익금을 본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달러매각.엔매입에 나서 달러가 약세를 띨수 밖에 없다고 상반기달러약세.
하반기달러강세론을 펴는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후 하반기들어서는 일본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입증대로 일본의
무역흑자폭이 줄어들어(미국은 무역적자가 감소)달러가 강세로 반전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전망을 내놓고 있는 전문가들은 달러가치가 상반기중에 엔과
마르크화에 대해 각각 달러당 90엔, 1.38마르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하반기에는 110엔, 1.55마르크까지 올라갈것으로 보고있다.

소수 견해지만 달러가 연말께 120엔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는 달리 상반기달러강세, 하반기달러약세 전망을 내놓는 측은
경제적인 요소와 함께 정치적인 요인도 고려하고 있어 좀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상반기까지는 지난해처럼 미국경제호조, 일본 독일경제의 부진이 이어질
것이기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개되고 있는 달러강세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하반기가 되면 1년이상 지속된 달러회복세로 미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약해져 미국내에 달러강세반대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동시에 미대통령선거로 인한 정국불투명으로 달러약세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이에따라 달러가 상반기중에는 엔화에 대해 112엔,
마르크화에 대해서는 1.55마르크근처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있다.

하반기에는 95엔과 1.40마르크내외로 달러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측의 이같은 견해를 종합하면 한가지 결론이 나온다.

비록 달러약세와 강세는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로 다르지만 "1년전체로
볼때는 달러가 90~110엔대, 1.35~1.55마르크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공통분모를 끄집어낼수가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과 일본정부가 달러가치를 올해에는 112엔까지,
내년에는 120엔까지 끌어올리기로 비밀리에 합의했다는 설이 나돌아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달러는 현재 엔과 마르크에 대해 각각 달러당 102엔, 1.43마르크주변에서
움직이고 있다.

< 이정훈기자 >


<<< 전문가 진단 >>>


<> 데이비드 부켄 (미시티은행 수석외환분석가) = 유럽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됨에 따라 달러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급격하지 않은 완만한 오름세를 탈 것이다.

<> 짐 오닐 (미골드먼삭스증권 수석외환이코노미스트) = 96년 중반에
달러는 110엔, 1.6마르크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독일이 모두 금리를 내리겠지만 미금리인하는 달러가치
강세요인으로, 독금리인하는 마르크 약세요인으로 작용하게 될것이다.

<> 프레드 버그스텐 (미국제경제연구소장) = 달러가치가 100엔이상이
되면 미국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90엔을 중심으로 상하 10엔범위인 달러당 80~100엔이 적절한
환율수준이다.

<> 이마이 티요시 (일본채권신용은행고문) = 상반기중에는 90엔대로
달러가치가 떨어졌다가 하반기에는 최고 115엔까지 올라 갈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97년 봄까지는 달러고엔저가 계속돼 120엔을 넘어설것 같다.

하지만 그후부터는 엔고가 다시 나타나 오는 2000년에는 달러-엔환율이
달러당 60엔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 다지마 고이치 (일중앙신탁 외환분석가) = 달러당 103엔이
미수출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이다.

또 108엔이상이 되면 일본경제에도 역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100~105엔수준에서 달러가치가 안정될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