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는 지난 93년초부터 시작돼 3년간 지속된 확장국면의 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게 정부및 민간의 일치된 견해다.

다만 정부와 국책연구소들은 하강속도를 더디게 보는데 비해
민간연구소들은 급격한 하강을 예상한다는 데 차이가 있다.

수치로 보면 대체로 성장률은 7%대초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대중반,
경상수지적자는 60억달러 내외로 집약된다.

전체적으로 성장률과 국제수지적자는 축소되고 물가는 올해와 비슷한
상황을 보인다는 전망이다.

정부에 비해 민간연구소들이 저성장고물가를 우려하는 견해가 많다.

전반적으로는 비슷한 동향인데도 정부쪽에서는 이정도라면 "연착륙"
이라고 보는 반면 민간쪽에서는 "상당한 위축"이라고 보고 있어 시각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 경제성장 >>>

95년 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기준으로 9.3%에 이를 것이라는게 정부의
전망이다.

연구기관들은 기관에 따라 9.0~9.3%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는 성장률이 상당히 둔화돼 낮게는 6.8%에서 높게는 7.7%로
전망된다.

대체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들은 7.4~7.7%대로 보고 있는데 비해
민간연구소들은 6.8~7.5%로 다소 낮은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7.0~7.5%로 신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정부는 성장률은 낮아지지만 민간소비보다 높은 설비투자증가세가
이어져 전체적으로 건실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비해 민간연구소들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정부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간연구소들은 어차피 대기업의 대형투자계획이 마무리단계여서
설비투자 증가율이 낮아질 수 밖에 없지만 최근의 비자금파문으로
투자의욕이 사실상 동결돼 정부전망 처럼 낙관적이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성장률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도 정부에선 7~9%수준의
안정적인 증가를 예상하고있지만 부동산경기 침체가 더욱 가속화돼
심한 경우 5%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 물가 >>>

정부와 한국은행 관변연구소들은 잘하면 금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4%까지 억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물가관리 여건도 양호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5년간 정부가 통화를 목표치이내에서 관리해
인플레기대심리가 상당히 잡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원자재가격도 안정돼 있고 최근 유통업계에 불고있는
가격파괴 바람이 올해는 더욱 확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관리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선거가 있기는 하지만 선거관리가 강화돼 우려하는 만큼은 돈이
풀리지 않을 것이고 과열양상도 예년보다 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비해 민간연구소들은 정부측보다는 다소 비관적이다.

대체로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7~5.3%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비해 민간연구소의 대부분이 5%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물가관리 여건도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민간측의 견해다.

<>총선과정에서의 자금방출 <>경기급락을 막기위한 재정지출 확대
<>농산물 해거리현상우려 <>임금인상 요구 격화 <>외자유입 확대로
인한 통화증발등 곳곳에 악재가 널려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방자치제 이후 공공요금 결정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겨 놓은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재정확보를 이유로 공공요금을 올리는 현상이 내년엔
더욱 심해질 것이고 총선을 이유로 미루어놓은 공공요금도 내년중반엔
한꺼번에 올려야해 물가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국제수지 >>>

경상수지 적자가 작년보다 줄어든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작년엔 84억~85억달러 적자에서 올해는 적게는 56억달러, 많게는
74억달러 정도로 적자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긴 하지만 수입증가율은 더큰 폭으로 떨어져
적자폭이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 민간연구기관 중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7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어 수출촉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